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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의 방학은 언제나 고단하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직장을 다니던 제수씨가 건강이 나빠져 치료를 받고 조카의 입학에 맞춰 잠시 휴지기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순조롭게 쾌차하고 있다고 하지만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들까지 챙기느라 그동안 많이 힘들었으리라 생각이 들어 많이 안쓰럽더군요.


물론 이 세상의 어떤 부모가 힘들지 않겠습니까마는 맞벌이를 하며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 특히 엄마가 가지는 방학 때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식사를 챙기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아이가 아무리 조숙한다고 한들 스스로 혼자 식사를 차려먹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 편의점에 가서 음식을 사 먹는 정도만 해도 기특할 정도죠.




저도 방학 때마다 그런 곤란한 상황이 있었지만 집 근처의 복지관에서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한시름 덜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제 곧 5학년이 되는 제 큰 조카는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방학 때도 학교 돌봄 교실이 있지 않냐고 물었더니 조카가 다니는 학교는 여건이 좋지 못해 2학년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더군요. 3학년부터는 그냥 부모가 출근하면 집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공부는 학원 뺑뺑이를 돌린다고 해도 점심을 챙겨 먹이는 일만큼은 뾰족한 수가 없었으니 난감했겠죠.




어느 날은 조카가 혼자 김밥집에 들어가서 밥을 사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상의해서 며칠 만이라도 저희 집에 와서 둥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돌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죠. 하지만 조카도 스케줄이 있어서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절친한 친구의 집에 당분간 신세를 지는 방식으로 상황은 종결되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었죠.


저도 지난주부터 낮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점심을 챙겨주다가 이제는 스스로 사 먹거나 챙겨 먹으라고 하고 있죠. 온라인으로 배달 주문을 해주기도 합니다.


복지관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제는 중학생이라 스스로 하는 연습도 필요하기도 해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해보니 이번 방학에는 스스로 간단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도록 지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기도 했습니다. 며칠 되지 않는데 꽤 신경이 쓰입니다.




그런데 저희나 동생네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어렵게 자식을 키운 맞벌이 집도 있었습니다. 바로 제 부모님이셨죠. 어머니께서 최근에 쓰신 수필에 이런 어려움이 녹아있었습니다. 어머니도 맞벌이셨고 제가 갓난쟁이였을 때 저를 돌보기 위해 학교를 다니지 않는 보모까지 들여서 키우기도 하셨더라고요. 거기에 학교를 다닐 때도 방학 때마다 곤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셨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몇십 년이 지났지만 언제나 맞벌이부부에게 있어 자녀양육과 방학은 새로운 도전임과 동시에 시련이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자녀교육의 큰 원칙입니다.


그럼에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도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는 부분은 이 사회가 가진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서 안타까움을 더할 뿐입니다.


이제 곧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시기가 옵니다. 자신의 입신양명이나 영달을 위해 달리는 사람이 아닌 정말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내는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해보기를 빌어봅니다.


한 줄 요약 : 아이를 키우기 쉬운 나라여야 국민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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