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칼국수 하나 주세요'.
며칠 전부터 칼국수 집 간판을 보고
먹을까 말까 고민했던 날이 벌써 한참이
흘렀는데 오늘 무언가 홀린 듯 칼국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이어트한답시고 일주일이나 저녁을
먹지 않았던 터라 적잖은 고민이 됐을 만도
한데 어찌 된 일인지 따뜻하고 담백한
바지락으로 시원하게 끓여낸 칼국수가
먹고 싶었다. 그것도 강렬하게
허기진 속을 달래는 것이 아니었다.
허기진 마음을 달래는 것이었다.
혀끝에 맴도는 진한 육수와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따뜻함.
몸속에 쌓여가는 그 따뜻함이
나의 뱃속이 아닌 나의 마음으로
채워지는 안도감으로 달래 보는 것이다.
쓰리고 애 닮고 허전한 것에는
달래는 방법뿐이다.
그게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