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로 읽는 기업이야기
1. 50년 역사 (1974~2023)
1974년 영원무역 설립, 1980년 미국 수출 쿼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 공장 설립
1988년 상장 / 2009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1992년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 설립 후 1997년 NORTHFACE 런칭
2014년 미국 Outdoor Research LLC 인수 (80%)
2015년 스위스 SCOTT Corporation SA 지분 인수 (50.01%): Sheppard(호주) / Dolomite(이태리) / Poivre Blanc(프랑스) / Bergamont(독일) 등 소유
2022년 싱가폴에 YOH CVC (850억 Fund) 설립
2. 80여개의 계열사 (상장 2개, 비상장 80여개)
YMSA: 성기학 회장 가족 회사
영원무역 홀딩스: 지주회사 / 산하에 80여개 계열 및 관계회사 + YOH CVC(50%)
영원무역: 의류, 신발, 원부자재 등 OEM 전문회사 + SCOTT 자전거 회사 + OR 아웃도어 회사 + YOH CVC(50%)
영원아웃도어: NORTHFACE 라이센싱 + SCOTT North Asia & Japan 총판
영원무역이 Goldwin(Japan/NF 라이센서) 약 12% 소유 /Goldwin이 영원아웃도어 40% 소유
[영원무역 홀딩스 지배구조 / 2023년 6월말 현재]
3. 1조원의 영업이익 / 영업이익율 22% (2022년 / 영원무역홀딩스 연결)
2022년 매출 4조5천, 영업이익 1조원 (영업이익율 22%) 최고의 성과 기록
1. CMO 전략 (Contracte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양 기업은 있어도 사양 산업은 없다” 성기학 회장님이 직원들에게 자주 하셨다는 말이다. 이 말은 1970년대 당시 국가의 중화학 공업 정책과 국민소득 증가로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며 몰락해가던 봉제산업을 가지고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성기학 회장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말이다. 한때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었던 섬유 봉제 산업이 인건비 상승으로 국내에서 더이상 생존이 불가능할 때 사양산업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공장을 저임금의 해외로 옮겨서 생산 전문회사를 세운 전략은 절묘한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글로벌 분업이 정착된 최근에 와서 생산 플랫폼 회사라고 재정의 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최첨단 사업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다. 개발, 생산, 유통, 운영 등 가치를 만들어 내는 4가지 방법 중 인프라 투자가 많이 필요한 생산은 플랫폼 사업으로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가지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영원무역은 현재 스포츠, 아웃도어 생산 플랫폼 회사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역량을 구축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CMO 기업은 패션산업의 세아상역이나 한세실업도 있고 화장품의 콜마나 코스맥스, 제약의 삼성 바이오로직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성기학 회장이 오래전부터 패션 생산 플랫폼 회사를 구축해 온 것은 놀라운 통찰력과 선견지명을 보여주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 고부가가치 시장 선택 전략: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 시장
다른 패션 생산 플랫폼 회사인 세아상역과 한세실업이 주로 여성복과 캐주얼 생산에 주력한 반면 영원무역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의류의 스포츠, 아웃도어, 생산에 집중했다. 이 또한 절묘한 신의 한수였다. 패션 산업은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높아감에 따라 Formal Wear Casual Wear Sports Wear Outdoor/Leisure Wear로 Upgrade 되면서 발전한다. 이에 따라 소득수준이 높아져 가면 Formal/Casual Wear는 축소되어가고Sports/Outdoor/Leisure Wear는 성장하게 된다. 당연히 스포츠/아웃도어/레저웨어는 기능성이 중요하고 부가가치가 높다. 영원무역의 주 고객은 NorthFace, Nike, Adidas, Lululemon 등 글로벌 스포츠, 아웃도어, 레저웨어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총이익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3. 강력한 브랜드 전략: 시장 지배적인 브랜드에 집중
(주)영원무역은 50여년동안 OEM 사업 역량에 집중해서 시장 지배적인 OEM 회사라는 브랜드를 구축해 왔다. ‘스포츠, 아웃도어 OEM 생산기업=영원무역’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해 온 것이다. 또한 영원무역 그룹은 일본 골드윈을 통해 한국 시장에 1997년 ‘NORTHFACE”를 런칭한 이후 26년동안 NORTHFACE에 집중하고 다른 브랜드를 런칭하지 않았다. 하나의 브랜드 런칭에 성공하면 욕심을 내서 다른 브랜드를 우후죽순 런칭하는 다른 회사들과 다른 점이다. 그 결과 2022년 NORTHFACE는 8400억 내외의 매출로 한국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원무역이 NORTHFACE 이외의 브랜드런칭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일본 GOLDWIN Inc.와 맺은 경쟁금지조항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기학 회장은 글로벌 독점적인 지배력을 가진 브랜드를 만드는데 전략적인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 중 하나는 의류가 아닌 SCOTT이라는 글로벌 3대 자전거 메이커를 인수한 것이다. SCOTT은 스위스 회사로 GIANT, TREK에 이은 글로벌 자전거 3위 브랜드이다. 영원무역은 글로벌 바이어들을 상대로 글로벌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력 관점에서 사업과 브랜드를 바라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생존이 가능한 사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전략을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4. 수직 계열화 전략: 원부자재+봉제+아웃도어 브랜드+스포츠 용품(자전거)
영원무역이 방글라데시에 봉제공장을 설립한 이후 의류 봉제공장에 머물지 않고 신발, 가방 등 스포츠 용품 제조공장, 기능성 원단을 생산하는 원자재 공장, 다운 등 충전재를 만드는 부자재 공장 등 필요한 다양한 관련 공장들을 인수하거나 설립해 왔다. 이런 제조공장을 넘어서 한국에서 노스페이스 라이센스 사업을 시작하여 브랜드 런칭과 운영을 해 왔고 2014년엔 미국 시애틀에 있는 OR(Outdoor Research)이라는 아웃도어 전문브랜드를 인수하여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 후 Poivre Blanc 이라는 프랑스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인수했고 Dolomite라는 이태리 아웃도어 신발브랜드를 인수하여 경영해 오고 있다. 의류브랜드를 넘어 2015년엔 SCOTT이라는 자전거 전문 기업을 50.01% 인수하여 경영해 오고 있다.
이처럼 영원무역은 개발, 제조부터 유통까지 스포츠 아웃도어 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러한 수직 계열화는 개념적으로는 일리 있는 전략으로 많은 기업이 시도를 해 왔으나 그다지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지 못해왔다. 그 이유는 제조업 기반 기업문화와 브랜드 개발 및 유통업 기반 기업문화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조 기업과 브랜드 기업은 필요한 경영자의 능력부터 핵심인재의 성격, 경영 의사결정 및 의사소통 방법까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영원무역도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성공적인 운영 모델을 만들려고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모든 기업이 그렇겠지만 영원무역 홀딩스도 큰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가장 중요한 사업 승계 문제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디지털 혁명의 파고 속에서 어떻게 기존의 사업 자산들을 Upgrade 하고 변화 시켜 갈 수 있을 것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만한 성장엔진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복잡하고 난해한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 어느 것 하나 쉬운 과제가 없다. 지면상 짧게나마 이상의 과제들에 대한 전략 포인트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Effective Strategy vs. Operational Efficiency
모든 기업의 숙제는 두가지 방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하나는 Effective Strategy (효과적인 전략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Operational Efficiency(효율적인 운영)이다. 피터드러커는 Effectiveness is ‘Doing the right things’ and Efficiency is ‘Doing things right’ 이라고 했다. 즉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줄여 올바른 일만 하게 해야 하고 하기로 한 일은 효율적으로 잘 운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사업에서 Effectiveness와 Efficiency가 중요하지만 보통 사업의 속성에 따라 효과적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영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나기도 한다. 보통 개발, 생산, 유통 등의 벨류체인에서 개발 영역은 Effectiveness가 중요하고 생산이나 유통 영역은 Efficiency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영원무역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OEM 생산 사업부문 / 패션 브랜드 사업부문 / SCOTT 등 자전거 사업부문으로 나눈다면 OEM 생산 사업부문과SCOTT 자전거 사업부문은 Operational Efficiency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장 중요한 사업 과제라면 패션브랜드 사업부문은Effective Strategy가 가장 중요한 사업과제라고 할 수 있다. 영원무역의 뿌리는 OEM 생산 사업이고 OEM 생산은 Operational Efficiency가 매우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사업이다. (주)영원 무역은 Operational Efficiency라는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OEM사업에서 성공적으로 경영해 왔고 유사하게 조립 생산하여 판매하는 SCOTT 자전거 사업도 인수 후 성공적으로 경영해 왔다. 다만 글로벌 브랜드 NORTHFACE를 운영하는 (주)영원아웃도어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패션 브랜드는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매우 중요하고 디자인 개발, 마케팅 전략, MD 전략, Store Operation 등 사업과정에서 수 많은 Effective 의사결정이 필요하기에 경영자 역량에 따라 엄청난 성과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업 영역이다. 지금까지 영원 아웃도어는 국내에서 NORTHFACE라는 글로벌 브랜드 파워에 의존해서 단일 브랜드로만 전개해 왔고, 과거 AIGLE 런칭 실패 사례도 있고, OR(Outdoor Research)도 인수 후 아직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어서 영원무역 그룹 내에 아직 패션 브랜드 사업을 할만한 충분한 역량이 쌓여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2. 지배 구조에 대한 제언 = (주) 영원무역홀딩스에 대한 조언
가업 승계나 소유권 문제는 필자의 관심 사안이 아니다. 다만 지속 가능한 영속기업으로서 영원 무역 그룹이 어떤 구조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현재 영원 무역 그룹은 영원무역 홀딩스의 지주회사 체제로 외견상 성공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영원무역홀딩스, (주)영원무역, (주)영원아웃도어간 관계 정립과 사업부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일본 Goldwin사와 경쟁금지조항에 대해 합의한 것을 계기로 이제 (주)영원 아웃도어도 제2, 3브랜드 런칭이나 사업 확장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럴 경우 (주) 영원무역은 생산 기반의 CMO그룹으로 전문화 시키고 (주) 영원 아웃도어는 글로벌 브랜드 운영 전문 기업으로 전문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OR(Outdoor Research), Dolomite, Poivre Blanc 등을 영원 아웃도어와 통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 된다. 그리고 SCOTT과 Sheppard는 자전거 전문기업으로 지분이 50.01%이므로 독립해서 지주회사인 (주)영원무역 홀딩스에 소속시키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보통 순수 지주회사는 투자회사 역할로 피투자회사를 감독하고 전략을 컨설팅하면서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고 사업회사는 사업에 전념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구조는 (주) 영원무역이 또다른 지주회사 역할을 해야할 것처럼 보여서 그룹전체의 비효율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최고의 전략 그룹이 되어야 한다. 그룹 전체를 주관하면서 새로운 사업과 A&D(Acquisition & Development) 등을 기획하고 실행하되 그룹전체의 Master Plan하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3. (주) 영원무역의 과제와 성장 전략
(주) 영원무역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도전은 저개발국의 경제발전으로 인한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자연재해와 ESG 경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미 중 갈등으로 인한 반 세계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망 교란, 지역간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인 위험 등 다양하다. 결국 발주처의 끊임없는 단가 인하 요구와 원부자재 및 인건비의 끊임없는 원가상승 압력 사이에서 어떻게 이익을 확보할 것인가?가 영원한 숙제이다. 그동안 (주) 영원무역은 끊임없는 내부 혁신과 정부와의 전략적인 협상, 발주처와의 장기적인 공생관계 등을 통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생존해 왔다. 다만 다가오는 미래에는 신기술을 통한 보다 근본적인 기술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변화를 놓치면 기업의 생존이 위협 받을 수 있다. 영원무역의 당면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인건비 증가에 대한 대안:
SNS발달로 봉제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기피현상으로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해 보이고 단순히 저임금 국가로의 이전에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인당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a. 의사소통 혁신 기술: 3D 패턴 디자인 기술, 화상회의 기술, 기업내 의사소통 기술 등
b. 봉제 자동화 기술, 로봇 기술, 특수 봉제 기술 등
2) Localization:
다품종 소량 생산에 대한 대안: 수 많은 개인화된 온라인 브랜드 런칭 붐에 따라 다품종 소량의 Speedy한 생산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어서 고객 근처의 근거리 생산 기지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 SMB(Small Medium Business) 대응팀이 필요하다.
3) Data 기반 경영 시스템 대안 :
전세계 고객 상품 생산 정보를 Data화 하여 미래 예측 정보 기반 ODM 사업도 가능하고 Data 기반 내부 자원 할당 효율화를 통한 내부 운영 혁신도 가능하다. (시장별, 고객별 소재, Color, Size, Style, 수량, 가격 정보 등 활용)
이러한 과제와 동시에 (주)영원무역은 유관산업으로 성장할 충분한 여력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기능성 특수 소재 산업과 부자재 산업: 주요 원자재 사업을 포함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 소재 및 가공 사업, 부자재 사업 등의 인수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수출입 물류 사업 (Li&Fung 모델): 물류 사업을 독립해서 큰 기업을 일군 Li&Fung 처럼 물류 기업을 인수해서 또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 할 수 있다.
유망 브랜드 발굴 및 투자 사업: 영원무역은 수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비지니스 관계를 하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것은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자 주체는 브랜드 속성에 따라 (주)영원무역 홀딩스나 (주) 영원 아웃도어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주)영원 아웃도어의 과제와 성장 전략
미래 영원무역 그룹의 가장 큰 도전과 기회는 브랜드 육성 사업을 맡고 있는 (주) 영원 아웃도어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보통 OEM 생산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로망 중 하나는 브랜드 홀딩 컴퍼니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의 시도가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가까운 예로 세아상역은 패션 사업을 위해 (주) 나산을 인수하여 (주)인디에프로 바꾸어 패션 그룹을 만들고자 했으나 만성 적자 기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세실업 그룹도 몇몇 패션 기업과 브랜드들을 인수하여 패션 사업을 하고자 시도했으나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비슷하게 홍콩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문기업Li&Fung도 미국과 한국 등에서 많은 패션 기업을 인수하여 패션 기업을 일구고자 했으나 역시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왜 생산 전문 기업이 패션 기업을 경영하는데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사람들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생산은 앞서 언급한대로 핵심 역량이 수주한 주문을 잘 수행하는 Operational Efficiency가 중요한 산업인데 반해 패션은 매순간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Effective Strategy가 중요한 사업인데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하는 것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패션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사업이어서 상당 기간 동안 브랜드 자산을 구축해야 하는, 투자 회수 기간이 긴 사업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브랜드 자산 구축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 못하고 너무 빨리 성과를 기대한 것이 다른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브랜드와 낮은 브랜드를 구분하지 못하고 너무 쉽게 투자할 브랜드를 결정해 버린 것이 또 다른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영원무역 그룹이 패션 브랜드 사업을 하려면 앞선 기업들의 실패 사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서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움직여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주) 영원 아웃도어는 현재 한국 내 NORTHFACE 라이센스 사업을 하고 있고 SCOTT 자전거의 한국과 일본 시장의 독점 영업권을 가지고 유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영원무역 소속인 미국의 OR(Outdoor Research) 라는 브랜드를 미국 시애틀에서 세째 딸인 성가은씨가 주도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 브랜드를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 구조와 시스템을 세팅해야 한다. 브랜드 개발 조직과 지역별 유통 조직을 효율적으로 잘 구축해야 한다. 지역별 유통조직을 구축할 경우 직진출할 것인지, 디스트리뷰터를 둘 것인지, 라이센스 파트너를 둘 것인지 시장의 크기와 파트너의 역량들을 고려하여 지혜롭게 잘 구축하여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했을 경우 운영 시스템 또한 잘 구축해야 한다. 이랜드가 영국과 이태리 등지에서 많은 브랜드를 인수했으나 성공적인 경영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해외에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지 경영자를 찾고 그 경영자를 관리할 효과적인 툴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인을 현지에 파견하여 경영할 것인지? 현지인을 고용할 것인지? 경영의 책임에 대해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고 어떤 성과 보상 체계로 계약할 것인지에 대해 잘 준비해야 한다. 아마 이 부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LVMH그룹일 것이다. LVMH그룹은 M&A를 통해 럭셔리 왕국을 만들어서 2023년 아르노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 영원 아웃도어는 이름을 포함하여 근본적으로 경영 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주)영원 아웃도어가 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 해 줄 창의적인 인재들을 모을 수 있다면 상상할 수 없는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5. SCOTT 사업부문의 과제와 성장 전략
SCOTT은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자전거 전문 브랜드이자 제조기업이다. 산하에 각국의 자전거 전문 유통 법인들이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에는 ‘Sheppard’라는 또다른 자전거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SCOTT이 이렇게 ‘자전거’라는 시장을 선택한 것은 친환경과 아웃도어 라이프가 강조되는 시대에 매우 선견지명이 높은 선택이고 엄청난 자산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 된다. 영원무역이 인수한 2015년 이후 특별히 코로나 사태를 만나면서 놀라운 성장을 보여 주었다.
다만 SCOTT의 비지니스 방식에 대해서도 아직도 혁신의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 제품 개발 부문에도 전기자전거 등 혁신의 여지가 많이 있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자전거 관련 용품과 악세사리에 대해서도 개발의 여지가 많이 있다. 무엇보다 자전거 전용 의류를 개발할 경우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유통 부문에서도 현재의 취급점 위주의 Wholesale 판매 시스템을 넘어선 혁신적인 유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 시스템은 전체 브랜딩 전략과 함께 추진 되어야 할 것이다. SCOTT은 혁신적인 브랜딩 역량에 따라 기업가치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브랜드 이다. 단순히 자전거를 판매하는 회사로 남을 수도 있고 ESG와 Outdoor Leisure Life등 시대적인 요청에 맞는 엄청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영원 무역 그룹 안에 이러한 혁신적인 브랜딩에 대한 안목과 그것을 실현해 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딩 전략가와 글로벌 마케터가 모인다면 차원이 다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원무역 그룹을 창업해서 현재까지 이끌어오신 성기학 회장님의 안목과 용기와 지혜로움에 대해서 모든 업계를 대표해서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러한 귀한 기업이 단순한 돈 잘 버는 회사가 아니라 저개발 국가에 고용을 창조함으로써 많은 사람을 살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질 높은 직업을 만들어 주는 좋은 기업으로 이름처럼 영원히 성장했으면 한다.
여기에 더해서 Operational Efficiency를 넘어 Effective Strategy 기반을 구축해서 생산 전문회사를 넘어 ‘Global Brand Holding Company’로 재도약 하기를 바란다. ‘글로벌 브랜드’ 홀딩 컴퍼니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 전문 회사와 전혀 다른 사람들로 전혀 다른 기업 문화와 전략으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이를 담당할 가장 근접한 회사는 (주) 영원 아웃도어 및 OR(Outdoor Research)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