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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리툰 Feb 01. 2023

6:0 베이글 스코어라도 괜찮아

Ep.5 테니스 금융 치료, 나의 첫 라켓




테니스 초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

레슨은 열심히 받는데 테니스가 너무 늘지 않는다.

누구의 잘못일까? 코치님이 잘못 가르치는 걸까? 

아니면 내 운동신경이 지구에 사는 60억 인구 중 가장 형편없는 걸까?

코치님의 잔소리가 이제는 백색 소음이 되어 아무 말도 없으시면 오히려 어색해지는 경지에 오를 때쯤 불현듯 테니스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물었다 테니스가 재밌긴 한데 실력이 안 늘어서 그만하고 싶다고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그럼 테니스 라켓이나 옷을 사 아까워서 그만 못 두게..


흠 좋은 생각인걸.

오늘 레슨 끝나고 코치님한테 괜찮은 라켓 추천받아서 바로 질러야겠다 생각했다.

레슨 후 코치님에게 라켓을 사고 싶다고 추천해 달라고 여쭤봤는데 초보가 무슨 새 라켓이야

그냥 지금 빌려서 쓰는 거 좋은 건데 싸게 줄 테니까 이거 써라고 말씀하셨다.


테니스 황제 로저페더러가 사용했던 모델이고 윌슨 프로스태프라 시중에서도 비싸다며,

현금 7만 원에 주시겠다고 말씀하셨고 라켓 시세를 전혀 몰랐던 난 인터넷에 프로스태프를

검색 후 바로 구매했다. (브랜드마다 라켓이 매년 새로 출시하는지 전혀 몰랐다)


검빨 컬러의 도색이 벗겨진 오래된 라켓이 내 첫 라켓이 되었다.

중고지만 내 라켓이 생기니 옷과 신발도 갖고 싶어 져 아디다스에서 첫 테니스화와 옷을 구매했다.


이제 제법 테니스 TPO를 갖춘 테니스 동호인이 된 기분이었다.

역시 옷이 날개라고 코치님도 멋지다고 레슨 중에 따봉을 날려주셨다. 


그리고 라켓 자랑을 위해 올린 내 게시물을 보고 누군가 말해줬다.

그 라켓 2000년 대 중반에 출시된 완전 구형 라켓이라고... 중고가 3만 원 정도라고....

페더러가 쓴 건 맞는데 아주 오래전에 쓰던 라켓이라고..


난 7만 원에 샀는데 3만 원이라니 이게 무슨 아닌 밤 중에 홍두깨란 말인가

갑자기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또 한 번 바닥을 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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