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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Jan 10. 2022

21년 8월 <루킹 포 그레이스>, [달러 없는 세계]

20210814

<루킹 포 그레이스> (영화, 2015, 수 브룩스 감독)

가출한 청소녀 두 명이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다. 한 남학생에게게 반한 그레이스는 친구와 헤어지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 날 그레이스는 가방( 돈이 많이 든)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그레이스는 혼자 호주의 드넓은 도로를 걷다 부모에게 붙잡혀 집에 끌려가는데..


이 작은(?) 사건을 에워싸고 그날과 직접 연관된 인물들이 옴니버스처럼 15-20분 단위로 펼쳐진다. 장편 영화로 치면 설정만 계속 보여주는 듯한 구조 때문에 지루한 인상도 있다.

그러나 호주의 뻥 뚫린 광활한 풍광을 보다보면 고속도로 위에 펼쳐진 인간의 삶이 개미처럼 별거 아니게 느껴진다. 아.. 그래서 더 지루할 수도.


마치 타란티노의 초기 작품들 <펄프 픽션>과 <저수지의 개들>을 떠올리는 구성 방식 같기도 하다.


연기라기엔 조금씩 부족하지만,

그레이스, 엄마, 아빠, 담당 사복경찰 할아버지, 트럭기사.. 아직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아직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각자가 품은 채 관계의 파국을 향해 가고 있는데… 사고가 난다.


엄마의 죽음은 아빠와 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게끔 한다. 그들이 도망가기 위해 달려온 그 고속도로는 이제 그들이 돌아가야 하는 길이 된다.


일반의 3막 구조에 맞지 않는 영화인데.. 이 영화를 즐기려면 기존의 화법을 버려야 한다.


[달러 없는 세계]  (도서, 2018, 이하경 지음)

내가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올해 읽은 경제 관련 도서 중 최고였다. 이하경 님의 다른 책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이 책이 유일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현대사를 미국의 달러 중심으로 아주 자세하게, 흥미롭게 잘 서술하였다.

도표도 상당히 많이 쓰고.

때문에 출판을 자주 못 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 같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세계 패권을 가진 미국이 그 이후에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 중국을 키워냈고, 다시 중국과 맞선 현재 상황까지..

이제 중국 신경 쓰겠다고 이슬람에서 군 철수하자마자 테러가 발생하는데 이제 미국은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가.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미국은 달러를 신흥국에 풀어서 유동성을 높인 후, 그 풀린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채권과 수출품, 무기 등) 자국의 성장을 유지, 패권을 잡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

이번엔 어디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인가.  

이제 현실세계에 땅이 없기 때문에 메타버스나 CBDC와 같은 가상화폐 쪽으로 유동성을 풀려는 건 아닐까.

그쪽에 돈을 푼 다음에 돈을 다시 걷어들이면 그 세계가 또 휘청하겠지.

지금의 코인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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