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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Mar 02. 2022

22년 2월 <파고>, <소리도 없이>,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20210210 <파고 Fargo> (1996, 코엔 형제)

로저 디킨스 촬영 감독의 작품을 다시 다시 보게 됐다. 

진짜 20년 전에 봤었던 작품이라 기억이 거의 가물거려 처음 보는 것만 같다. 아마도 당시의 나는 좋은 영화라 칭해진 작품을 찾아본 것 같지만, 그 영화가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는 알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은 잘 알까…? 그것도 별로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끌리면 좋은 거고, 아니면 모르겠는 거겠지.


일단, <파고>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눈 덮인 광야 같은 ‘파고’ 마을. 코엔 형제가 오랫동안 살았던 지역이라고 한다. 역시 자신이 잘 알고 익숙한 곳에서 촬영을 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은 16년간 다큐와 단편 영화 촬영을 해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파고>의 촬영이 가능했던 건 아니었을까.  

눈 덮인 광야의 빛을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었을까? 진짜... 대단하군. 

<쇼생크탈출>의 야외 씬도 조명기를 써서 찍었다는데, 그것도 티가 나지 않아 촬영감독들 모두가 깜빡 속았다고 한다. 


<파고>에 나오는 캐릭터 모두가 어설퍼 보인다. 

납치 계획을 꾸미는 남편. 어설퍼서 자동차 판매도 제대로 못하고 고객들에게 욕만 먹는다. 

부인도 어설프다.  납치범을 피해 어설프게 숨어있다가 샤워 커튼을 뒤집어쓰고 계단에서 굴러서 납치당한다. 눈가리개를 쓰고 어설프게 탈출을 시도하다가 자기 혼자 걸려 넘어진다. 

혼자 똑똑해 보이는 장인. 그 똑똑해 보이는 장인도 어설프게 돈가방 들고 납치범 앞에서 호통치다가 총에 맞아 죽는다. 

어설퍼보이는 납치범 두 명. 납치를 하러 와서 계속 싸우고, 소리를 질러대고, 자신들의 흔적을 여기저기 흘리고 다닌다. 

납치범은 목격한 사람들을 죽이고, 목격한 경찰을 죽이고. 나중엔 닥치는 대로 죽인다. 

납치범들은 결국 어설프게 싸우다가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죽인다. 

이 어설픈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을 향해서 달리다가 서로 죽고 죽이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이것이 세상에 대한 코엔식 해석이다. 세상은 끔찍한 코미디일 수밖에. 그래서 블랙코미디는 세상을 단순화시킨다. 


요즘 세상에 대한 해석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어느 정도 비슷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모든 게 다 돈 때문이다. 

남편은 돈이 필요해서 납치 범죄를 꾸몄고, 장인은 사위에게 돈을 맡기도 싶지 않아 자신이 직접 갔다가 죽는다. 납치범들도 돈을 받기 위해 납치만 하려다가 살인범들이 된다. 


이 영화 안에서 어설프지 않고, 돈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경찰 마지다. 

마지는 현장을 보고 바로 두 명의 사람이 있음을 추적해 낸다. 하나는 덩치가 크고, 다른 하나는 덩치가 작다는 것도 알아낸다. 그녀는 임신 중이고, 남편과 서로 존중하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세상에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주 소박한 경찰이다.  그녀에게 이런 사건과 이런 살인범들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동시에 슬픔을 준다. 

이 모든 상황을 일으킨 돈 92만 달러는 그 광활한 눈밭 어딘가에 묻혀있을 것이다. 

결국 돈의 행방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돈을 추구하지만, 누구도 돈을 취할 수 없다. 

이것이 코엔 작가, 감독의 방향인 것 같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파고>와 짝패 같은 영화다. 

여기에 나오는 살인범은 소리 없이 조용히 나타나서 사람들을 죽인다. 그 돈의 행방을 찾으면서. 

그는 마치 저승사자처럼 누구에게나 조용히 나타나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동전으로 운명을 가르게 한다. 


20220222

<지금 우리 학교는> (2022, 이재규, 김남수 연출, 웹툰 원작)

이제 좀비물은 더 이상 나올 얘기가 없는 건가?

새로운 변종 출현으로 신인류의 탄생인 것도 슬슬 식상해지고 있다. 

15~18세 타깃용 같은데... 그래도 너무 재미가 없다. 


# 캐릭터

비 10대 입장에서 독특한 캐릭터 없어 보인다. 6화 이후에 자살하려던 소녀가 변종으로 강해지는 것 같은데, 예전에 <워킹데드> 시리즈나, <하우스 오브 카드> 등에서 이런 류를 이미 봐왔기 때문에 새롭지는 않음.


# 초반 설정 관련

이제 관객이 좀비물에 익숙해서인지, 초반 설정이 너무 없이 진행된다. 여기는 학교다. 학폭이 심하다. 그리고 바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주인공들의 친구들이 죽어나갈 때 플래시 백으로 친했던 모습만 잠깐잠깐 비춘다. 10대들은 이게 더 좋은가..?


# 분량 관련

1시간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음. 내용도 없는데.  중요 인물군이 한 공간에 갇힌 채로 똥 얘기나 하고 있는 게 괜찮은가.. 똥 얘기 재밌지도 않고. 똥 얘기하려면 더 자극적으로 보여 줘야 하지 않나. 하려다 마는 느낌.  주인공 그룹이 4, 5화까지 한 공간에 갇혀있는 게 이해 안 됨. 

4,5화까지 특별한 얘기 없이 죽는 장면만 보여줌. 2,3화 정도로 만들어도 됐었을 것 같은데..


<소리도 없이> (2020, 홍의정 감독)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불균질함을 느낌. 그 지점이 매력이 될 수 있음. 하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음. 

유괴범, 살인청부업을 하는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중화시키기 위해서 반대적 인상의 아름다운 샷들이 배치된다.  

최근 독립영화들도 온순하고 섬세한 흐름을 지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너무 정신이 온전해 보여 나약해 보이거나 힘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소리도 없이>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오래간만에 위험한 똘끼를 보여줘서..?!


납치 유괴범 얘기가 미화되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그 선을 아슬아슬하게 잘 잡았다. 

유괴범을 연기한 유아인이 아슬아슬하게 선을 잘 잡은 캐릭터였고, 유아인에게 여동생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납치범이 파묻은 경찰도 다행히 땅속에서 살아났고, 여동생을 죽이려고 했던 범인들도 아슬아슬한 순간 여동생을 놓고 간다. 극단적으로 자극적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끝까지 가지 않는다. 그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관객의 몫이다. 그래서 불균질 하다. 

아무튼 최근 영화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그렇고. 자기 색을 보여주는 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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