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두려웠으나 후련했고,
잠깜 눈물이 났으나 이내 담담해졌다.
수개월째 이어지던 통증에 정답을 찾았다.
“암세포가 발견됐습니다”
“전이암 입니다”
“시작된 초기 암을 알아야 해요”
“이것저것 검사가 많습니다”
“일단 입원해서 진행하지요”
혈액종양내과의 진료를 하고 입원 준비를 했다.
코로나 검사를 해놓고나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수개월 이름 모를 진통으로 고생하던게 흩어지듯
지나가고 병명을 알았으니 다행이지만…
통증에 몸서리 칠때,
그저 ‘죽는게 낫다’ 싶은 생각이들고
문득 이럴게 삶을 정리해야하나 싶기도 했고
내가 뭘 그리 지은죄가 많아 이리 고통스러울까
하나님을 원망도 해보았고…
눈앞에 진통제를 들었다놨다
내성이 생길까 두려움까지…
“마약성분이 약간 포함된 진통제 입니다”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나올수도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견뎌야하나 싶었다.
입원을 앞두고…
이것저것 정리할 집안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멸치 똥을 따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미뤘던 겨울 옷을 정리하고
빨래를 하고
또 할 일이 뭘까…
국을 끓이려다가 이 무슨 미친짓인가
거실에 앉아 따뜻하게 들어오는 햇살을…
다시 이자리에서 볼 수 있겠지.
덤덤히 주변에 병을 알리고
기도를 부탁하고
나오지않던 눈물이 이제야 한꺼번에 쏟아진다
반드시 이겨내고…다시 돌아오리라
이제 시작인데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