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준 의장 파월을 “하루라도 빨리 자리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말하던 그가, 이번에는 “해임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같은 날, 중국에 부과된 관세 수준도 “너무 높다”며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는 발언을 더했습니다.
두 사안 모두 최근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이슈였다는 점에서, 이처럼 짧은 시간 내 입장이 바뀐 배경이 주목됩니다.
이 발언들이 나온 시점은, 연준과 행정부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던 바로 직후였습니다.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국채금리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해임 가능성이 부각되던 시기엔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메시지가 갑자기 부드러워진 이유는 단지 전략적인 수사 변화 때문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도 파월 해임 시도는 시장 불안정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포함한 일부 참모진은 그런 위험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하나의 고려 요소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연준 의장은 임기 중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임할 수 없다는 법적 구조에 의해 보호되며, 미국 역사상 이 조항이 실제로 발동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관련된 내용은 이전 글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관세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습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145%’라는 숫자는 정책 기조의 강경함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그 수치를 스스로 낮춰 언급했습니다.
이것이 실제 관세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인하 여지를 만들기 위해 공급 측 압력을 낮추는 전략이라면, 이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방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발언만으로 흐름을 조절하려는 신호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제 정책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번 메시지 전환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진정시킨 측면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연준은 여전히 명확한 데이터 없이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트럼프 역시 통화정책에 대한 개입 의지를 쉽게 접지는 않은 듯합니다.
결국, 이 두 축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하며, 당분간 시장은 그 사이의 조율 과정을 지켜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