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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별

by 원우

신호등을 기다릴 때 하는 생각은 그대,

앙상해진 겨울나무나

연해진 가로등 빛 부쩍 쌓인 손잡이 먼지 따위가

흐릿해진 눈에 담겨서


발걸음은 무력이 묻은 고민

어리둥절한 트리 장식들과

경적 소리를 듣는 도로 위 민들레


안 잊혀진 문장에

구멍 뚫린 벤치에

머릿속으로 길을 헤매어도


발걸음은 또 포기하지 않았음에 안도

사진첩을 허우적대다

창문을 열고 폐 속 깊은 곳까지 밀어 넣은 채 하는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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