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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by 원우

물고기의 꼬리질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촛불의 흐릿해짐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나무가 더욱 푸르러짐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서랍의 여닫힘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공원 정자의 한산함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한강 윤슬의 구부러짐에도 무너질 것만 같아서

작은 한숨에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잠에 드는 대신 밤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극장에서의 리허설은 실수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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