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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삼맘스토리 Aug 12. 2023

엄마로서 처음 받은 특별상

사실 그 상의 주인은 따로 있다

20년 12월 짧지 않은 문자 한 통에 깜짝 놀랐다. 자주 받아 오던 주문이나 배송안내 문자가 아니었다. 평소 이용하던 온라인 몰의 이벤트 당첨된 안내였다.

뭔가 이벤트 응모를 해서 이렇게 경품을 받은 경험이 없었기에 그 순간이 놀랍기만 했다. 엄마가 되어서는 처음 경험해 보는 '나'라는 사람이 중심이 된 이벤트라 더 남달랐다.


거의 습관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향하던 곳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가도 이벤트 안내나 행사 코너를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온라인 몰도 마찬가지였다. 꼭 한 번씩 확인하는 메뉴창에서  이벤트 안내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려다가 응모란 걸 했다. 예전 같으면 시도조차도 안 해봤을 일이었다.


'엄마와 밥'이란 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적는 이벤트였다. 마감일 전에 한 번 써보자 싶은 생각이었다. 처음 떠올랐던 대로 쓰려던 글을 썼던 작지 않은 큰 도전이었다.


9살부터 엄마가 되어 주셨던 할머니는 매일 아침밥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셔서 준비하셨다. 너무나 당연하게 먹었던 매 끼니마다의 식사가 얼마나 수고로운지 세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서야 깨달았다는 글이었다.


일 다녀오시면 건네주셨던 빵과 우유가 얼마나 귀하고 특별한 간식인지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고 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부족한 도시락 반찬에 또 소박한 김밥을 보며, 친구들에게 내보이기 부끄러워했던 기억들로 할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도 고백했다.


"할머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다시 마음을 전해봅니다. 오빠와 저 키워주시느라고 고생 많으셨던 할머니, 많이 사랑하고 평생 그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게요. 할머니, 사랑해요. 감사해요."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던 에피소드였다. 반갑고 좋은 소식을 문자로 안내받고 링크로 들어가 정보 입력도 했다. 바로 지급되어 있던 5만 포인트는 온라인 장보기로 유용하게 잘 썼다.


이벤트 상품으로 밀키트 세트와 함께 트로피가 들어 있는 택배도 배송이 되었다. '늘 최선을 다하는 엄마에게 맛있는 밥상으로 마음을 전하세요.'라는 글귀에 이어 빨간 스티커 한 장에도 괜스레 마음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늘 가족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준비해 주는 엄마 고맙습니다'라고 새겨진 최고의 엄마상! 이 상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잃어버린 일상을 채워준 나의 소중한 할머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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