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이 힘들지만은 않았던 이유
몸이 힘든 시기가 길어질수록 아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 되었다.
혹시라도 엄마가 뱃속에 생긴 동생으로 인해 힘들어지면 동생이 미워지지는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한 번은 장염 걸려서 토를 많이 한다는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도 장염에 걸린 거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장염이 아니라 배 속에 아기가 생겨서 몸이 놀라고 적응하려고 하는 시간인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며 네가 뱃속에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증상이라는 걸 얘기해주려 했던 거였는데,
아이는 자기 머리를 주먹으로 콩콩 찧으며
“에이, 나 나빴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깜짝 놀라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원래 생명이 만들어지려면 이런 과정이 필요한 거라고.
엄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면서 소중한 네 몸을 때리면 엄마 마음이 더 슬퍼진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얼마 뒤, 화장실에서 토하고 나오는 나에게 달려와 꼭 안아주었던 아들.
아들 덕분에 두 번째 생명을 맞이하는 길이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