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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집요할 정도로 사랑의 본질을 쫓는 글.

그리고 그 흔적을 캐내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


사랑을 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으로 사랑을 회피하는 형배.

그런 형배에게 상처받았었지만, 일터에서 만난 영석에게 기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껴 연인이 된 선희.

애정이라곤 경험해본적 없었지만 선희를 통해 사랑을 배운 영석.

모든 사람에게 사랑할 만한 점은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사랑을 해야한다는 준호.


각자의 애정은 형태도 색깔도 다르지만, 다 하나의 언어 안에 귀속된다.

"사랑한다."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사랑'이 무엇이라 형언하기 힘들다.

이승우 작가는 그 개념을 직시하고 들춰내고 발라내어 

독자의 마음도 흔들어놓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내'가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글.

책을 다 읽고 나면, 흔들렸던 마음에서 넘쳐난 생각들이 모여 이런 질문이 스스로에게 남는다.

"당신이 사랑을 대하는 마음은,  어떤가요?"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다.

맹렬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열등감을 느껴서 맹렬하게 질투하는 것이다."(228p)

...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한가하고 부질없는 짓이기 쉽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사랑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랑이 그의 몸 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즉 그가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이 무엇인지 물을 이유가 없다."(284p)

...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정의되지 않는 것이 신이고 삶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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