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같은 사랑은 어려울까?

현실에서는 꽤나 어렵다..

by 우비소년

얼마전 연락을 잘 안하던 친구에게서 갑자기 밥을 먹자는 연락이왔다.

워낙 주변에 뜬금없이 연락해서 이것저것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그런일이 아닌가 했다.

그래도 하도 오래간만에 얼굴을 보는 친구라 반갑기는 해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남자들이 사실 더 수다스럽다) 저녁을 배터지게 먹고 차 한잔을 하기 위해 근처 카페를 찾았다.


커피 한잔을 하면서 사실상 이 만남의 목적이었던 진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연애 상담

(현재는) 애인도 없는 나에게 연애 상담은 다들 왜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고민도 많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나는 대충의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외쳤다.

'짝사랑에는 진짜 답이 없다고!! '

그래도 나의 장점인 들어주기 능력을 발휘해서 차분히 오랜시간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하면, 좋아하는 그 분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고 나이 차이는 조금 있고, 지금 현재는 싱글이라고 했다.

밝고 예쁜 성격에 (콩깍지일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일단) 평소에 자신에게 잘 웃고 친절하고 자신에게 호감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지금 작업을 하는 중인데 안되면 열번이라도 찍어 넘어가게 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꼭 사랑을 성취하고 싶다고 말이다.


우선 차분하게 한시간 정도 이야기를 듣고서는 먼저 물어본 것은, 고백 비슷한 것이라도 시도를 해 보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한시간동안 들었던 이야기 속에는 단순하게 상상속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보여지는 모습들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이야기만 들은 입장에서는 그분이 친구에게 전혀 호감이나 관심이 있다고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짝사랑도 사랑도 시작을 일단 하게되면 상대방의 작은 제스쳐에도 가슴이 터질듯한 느낌을 받는다.

메신저에서 별 말도 안했는데 마지막에 "^^" 이것 하나 더 붙였다고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아서 밤새 잠도 못자는 것이 사랑이다.


일단 감정은 잠시 접고 솔직하게 그분에게 너의 감정을 고백 해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마 지금은 미처 생각하지 못할 그 이야기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대다수의 분들이라면 짐작하시겠지만 호감이 서로 있어서 잘 되면 그것이야 말로 해피한 결말이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회사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아주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나도 회사에서 고백이라는 것을 해보고 나서 거절 당한 그 이후 정말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 만으로도 어색하고 불편해서 업무에 큰 지장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사적인 일 때문에 업무상 문제가 생기는 것은 개인적인 능력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참 솔직하게 따로 분리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 점들을 충분히 각오를 해야한다는 말을 했다.

대부분 한번 거절했을 경우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이성적인 감정이나 마음이 돌아오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계속 이런 감정을 드러낸다면 심지어 상대방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부분은 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친구의 잘못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각오를 해야 한다고 했다.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 친구도 조금씩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듯 했다.

하지만 사랑중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


그리고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너의 말에 대한 나의 대답을 해주고 싶다고 말이다.

사랑은 찍어 넘기는 것이 아니라고 말을 꺼냈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뜨린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는 한다. 하지만 사랑은 굴복을 시키거나 넘어뜨리고 쓰러뜨리는 일이 아니다.

그런 각오로 사랑을 하겠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런 각오나 생각도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함께 자라나가는 것이다.

쓰러뜨린다는 말은 결국 내 곁에 두어서 장식처럼 달고 다니거나 마치 크리스마스에 산에서 멋진 나무를 발견해 베어와서 집안에 장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사랑은 넘어뜨리는 것이 아닌 돌아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더 따스하게 진심을 가지고 그 사람을 위한다면 지금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가지 하나하나가 결국 내쪽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이다.

목표는 그 많은 마음속의 가지들이 결국은 나에게 서서히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이다.


친구는 내가 너무 판타지적인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한 말들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 친구의 말들이 생각났다.

난 너무 판타지적인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현실과 동떨어진 책에서나 나오는 그런 사랑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현실에서의 사랑은 삐그덕거리는 일들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어떤 사랑을 하던지 따뜻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그 따뜻함이 나를 평범한 사람이 되게 만들어 버렸던 것 같다.

대부분의 시람들은 사랑에 있어서도 자극을 원하는데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자극적인 사랑에 이끌려 가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예전에 사랑했던 분이 헤어지면서 이런말을 했다.

"오빠는 너무 집밥 같아!"

집밥 같은 나와 헤어지고 내가 느끼기에는 한정식(?) 같은 화려한 사람과 만났고, 잘 살고 있다. (아마도.. 말이다)

연락이 완전히 끊기기 전까지는 자주 연락을 했었다. 자주 과거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자기에게는 정말 특별한 추억이라고 말이다.

그때마다 잘 다독여 다시 현실세계로 돌려보내는 내 자신을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카운셀러의 역할 보다는 무슨 판타지 영화나 소설이 되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밥을 무시하지 말라고!


정말 판타지 같은 이야기로 끝을 맺을까 한다.

나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짝사랑까지 포함해서 내가 잠시라도 햇볕을 비추었던 분들이 행복하게 사랑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거야 말로 판타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이다.

얼마전 브런치에 편지글 하나를 올린적이 있다.

주위에서는 그분을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좀 애매하다. 하지만 그분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 것만은 사실이다.


사랑을 값으로 매길 수 있을까?

요즘은 사랑조차도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한다. 얼마나 내가 잘 살 수 있냐는 것을 말이다.

뭐 그런 것에 가치를 두고 행복함을 만들어 가는 것에 반대를 하지는 않는다. 다들 사랑에 방식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말이다.

바보 같아도 나는 그런 사랑을 늘 꿈꾼다.

어쩌면 나처럼 바보같은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그래서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판타지가 현실이 될 수 있지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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