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어머니와 어린 딸이 작은 상자를 안고 들어왔다. 상자 안에는 옷으로 조심스레 감싼 새끼 고양이가 겁에 질린 듯 경계하며 웅크리고 있었다.
"끈 같은 것에 발이 묶여 있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어요. 상처가 깊은 데다 그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 같아요."
새끼 고양이가 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연약한 피부가 쓸렸을 것이고,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오히려 상처를 더 깊게 만들었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아직 이름도 없는 새끼 고양이를 처치실로 데려왔다. 새끼 고양이는 잔뜩 겁에 질려 경계하며 웅크리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후, 상처 난 발을 살펴보았다. 아기고양이의 발은 엄지손가락 보다 작았고, 여러 개의 구멍이 나 있었다. 그 속에 우글우글 꿈틀거리는 것은 구더기였다. 상처에 파리가 알을 낳은 것 같았다. 이렇게 되기까지 꽤 시간이 지났을 텐데, 놀랍게도 이 작은 생명은 지금까지 생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냈다.
상처를 생리식염수로 씻어낸 후, 구더기를 하나씩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아기 고양이가 아파하지 않는 것을 보니, 이미 발 부위 신경이 손상된 듯했다. 그 작은 공간에서 하나, 둘 꿈틀거리는 구더기를 제거하고 보니 30마리가 족히 넘었다. 마지막으로 상처를 다시 한번 깨끗이 씻어내고 소독했다.
제거한 구더기 사진과 새끼고양이의 구멍 뚫린 발 상태를 보호자님들께 보여드리자, 그들의 얼굴에는 경악, 동정심, 분노, 걱정이 뒤섞인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안타깝지만 상처의 깊이와 범위를 봤을 때 발이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죠? 누가 대체 고양이를 묶어놓아서 이렇게..불쌍해라.."
하지만 아기 고양이에게는 행운도 함께 찾아왔다. 구출해 오신 모녀가 입양해 치료를 지속한다고 하셨다. 마음속의 안타까움이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모녀와 아기 고양이의 인연이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야기의 강아지 또는 고양이 이름은 가명입니다. 정보 보호를 위해 약간의 각색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