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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Dec 17. 2021

캐나다 대학원과 경제적 혜택

캐나다 대학원 생활과 조교


어떻게 하다보니 한국 대학원과 영국 대학원, 그리고 캐나다 대학원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다.


첫번 째 한국 대학원은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 같은 언론사에서 인풋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갔었던 것 같고,


두번 째 대학원은 우리 회사가 언론사 최장 파업에도 불구하고 바른 언론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한 시점에서 공영방송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BBC와, 사회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런던 정경대에서 답을 찾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세 번째는 영국 경험의 연장선 상에서 보다 의미 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여행을 좋아하는 마음, 딸 교욕에 대한 고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다.


런던 정경대(LSE) 도서관



1년동안 경험해 본 캐나다 학교는 장점이 많다.

 

우선 등록금이 저렴하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대학원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대학의 50-60% 수준이다.

그리고 박사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에게 제법 많은 장학금과 펀딩이 있다.


이점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의 또 다른 형태로 박사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교들을 찾아 봤었는데, 가고자 했던 미국의 학교는 1년에 1억, 영국의 학교는 7천만원 수준의 학비를 요구했다.


 고등교육에는 좋은 직장을 잡고 이를 회수할 수 있다라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는데, 몇 억을 쓴 뒤 그걸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 갚고있는 북미 학생들을 보면 숨이 막혀올 때가 있다. 교육 양극화의 문제는 전세계에 걸쳐 심각하다. 이에 비해 캐나다 학교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학비이다보니 미국 쪽에서도 대안으로 보고 넘어오는 친구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캐나다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다가보면  조교활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학교 기준으로는 150-210만원 정도가 되고, 다음 학기에는 두 개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월 350만원 정도가 된다. 캐나다의 조교생활은 한국에서 말하는 조교와는 개념이 다르다. 영국의 대학원과 같이 수업은 강의와 세미나로 구성되는데, 우리 학교는 세미나를 튜토리얼로 부른다. 이걸 대학원생들이 당해서 50분간 지도를 하고, 관련활동을 지도해야 한다. 그리고 성적 채점을 조교가 하게 된다.


영어가 편했던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나이가 들어 하는 공부가 어떻게 편할 수 있을 것인가 싶지만, 그래도 내가 일을 했던분야와 유관한 영역이기 때문에, 흥미도 있고, 이해하는 것도 어느정도의 통밥(?)으로 할 수가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학교의 상품화는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징후이다. 학문의 신자유주의화를 시작한 영국과 미국이 영미권 프리미엄을 가지고 화려한 교수들과 시설투자를 한 뒤, 높은 등록금으로 세계곳곳에서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유치해서, 영리를 꾀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울 일도 아니다.


런던 정경대 (:LSE)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캐나다의 경우, 학교 자체 보다는 유학 후 이민 프로그램이나 컬리지 이상 졸업생에게 취업비자를 3년이나 주는 인센티브가 큰 동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자녀의 교육 목적으로 오는 가족에게는 초(중)고 공립학교도 돈을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 한명이 캐나다의 정규 학교를 다닌다면 자녀들에게는 무상 교육이 제공된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원은 여건이 맞는 분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월세나 예금 등 추가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면, 캐나다 체류비를 줄이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공부를 더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영국에 비해 캐나다는 우리나라 교민 숫자도 상대적으로 크고, 워홀, 어학연수, 이민, 그리고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도 많이 오는 나라이다.


 대학생 때 캐나다를 학연수로 처음 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두 나라 간의 간극이 상당히 컸었다.


 그래서 이민 1세대 분들은 힘든 육체노동을 하면서 정착을 하는 것이 드물 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국력과 위상,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의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대학원도 나쁜 선택지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자녀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면, 자녀 학비가 면제가 되고, 체류기간 동안 조교활동 및 장학금 등을 통해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시스템과 커뮤니티에 있다가보니, 고용간의 시비와 불이익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부분도 있다. 조교는 과목별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1-2일을 일한다는 가정하에서는 제법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능한 옵션이다.


물론,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건 오늘 학생들의 성적을 뽑고 이번 학기를 마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자가격리 중이다.  당분간은 영어는 말하지도 쓰지도 읽지도 듣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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