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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사람들

32살, 어쩌다 아르바이트생 EP.006

by 욱노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후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근무 요일과 시간이 겹쳐 항상 같이 일하는 동료부터 관리자라고 칭하는 점장, 부점장, 파트장까지 직급부터 그들이 가진 성격까지 꽤 다양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입장에서 그들을 보며 가지게 됐던 감상들이 있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점장님. 우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점장이라는 높은 직급임에도 매장에서 해야 하는 실무들을 적극적으로 하셨다. 그리고 잘하셨다. 주로 아르바이트가 하는 결제 업무를 사람이 몰릴 때에는 솔선수범해서 업무를 보셨다. 이 모습만으로도 나는 꽤 존경심을 느꼈다. 보통 직급이 높거나 경험이 많아지면 소위 말하는 허드렛일이나 비교적 귀찮은 일들은 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점장님은 그러지 않으셨다. 이러니 하급자 입장에서도 점장님을 더욱더 신뢰하고 잘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컨트롤이 어려운 고객이나 까다로운 주문 건이 있으면 결국엔 점장님에게 가는데 그럴 때마다 싫은 내색 없이 처리해 나가는 모습이 인간적으로 멋있었고 본받고 싶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 점장님이 다른 점장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더라.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 점장님을 보고 느꼈던 인상 깊었던 키워드 하나를 뽑으라면 '솔선수범'이다.


그리고 또 한명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파트장님인데, 파트장님은 한마디로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기본적으로 공감과 배려에 능한 사람이었고 책임감 있고 업무 디테일이 높은 분이었다. 이런 사람 밑에서 일을 배우면 금방 그리고 제대로 배울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유형이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점장까지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처리를 깔끔하게 하시는 분 같았다. 하급자를 대할 때도 상당히 친절하고 질문이 있을 땐 구체적으로 알려주셨다. 나로서는 너무나 든든하고 감사했다. 배려와 존중을 기반으로 깔끔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파트장님의 '사려 깊은' 모습이 참으로 닮고 싶었고 나를 돌아보게 했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했던 인물은 이 두 사람인 것 같다. 물론 함께 일하기 어려운 유형도 있지만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단지 나와 맞지 않을 뿐 그것도 그 사람의 고유한 성향이고 그런 성향으로 발현되는 장점도 있기에 좋다 나쁘다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정리해 보면 나는 꽤나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배려심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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