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 살 퇴사주간일지 EP.001
저번 주 금요일에 퇴사를 하고서 맞는 첫 월요일이다. 지금 이 시간이면 곧 있을 팀 보고를 위해 미친 듯이 집중하고 있을 터인데. 지금 이렇게 여유롭게 커피와 함께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지금의 순간을 더 잘 만끽해야겠다.
회사 다닐 때 월요일마다 해야 하는 보고 준비는 참으로 끔찍했다. 성과 압박에 더해 봐야 하는 데이터도 여럿이고 특정 시간 안에 무엇인가를 끝내야 하는 심리적 압박(내가 제일 싫어하는 환경) 이 너무나 싫었고 스트레스받았다. 일을 위한 일의 끝판왕이었달까? 월요병의 강도가 이 회사에서 제일 컸던 것 같다. 월요일 아침 딱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우울감과 압박감, 부담감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내 삶을 다른 의미로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용케 6개월 가까이를 버텼으니 참 대단하다. 퇴사를 했음에도 여전히 다녔던 회사가 끔찍하니 말 다했다. 버티는 것이 아닌 멈추어야 할 때를 아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인생에서 내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퇴사를 했음에도 평일에는 출근했던 시간, 7시 30분에는 일어나려고 한다. 이게 여러 번(?) 겪어봤지만 백수 기간에 너무 늦게 일어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 보면 몸이 더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우울감에 빠지기 더 쉽다. 일정 시간에 맞게 기상하고 운동하고 식사하고 이 루틴을 의도적으로 유지해야만 공허의 늪에 빠지지 않고 좀 더 활력 있게 이 기간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컨트롤한다는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튼 퇴사하고 첫 주가 밝았는데, 화-수 여행을 좀 다녀오고 무엇을 하며 내 시간들을 채워나갈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당분간은 이 쉼을 즐기면서 내 일상을 보다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