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후 돌아가고 싶을 때

얻은 것들과 잃은 것들

by 숲속다리

다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민을 온다. 도착한 이곳에서 떠난 곳보다 더 나은 삶이 펼쳐지리라 기대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민이란 내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삶이다. 그리고, 누구도 내게 어떻게 살라고 가르쳐주지 않는다. 게다가, 내겐 가족이 있다. 가족의 삶을 담보로 잡고 이민을 온 것이다. 그래서, 막중한 책임감이 계속 나를 짓누른다. 만약, 주위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이민을 왔다면, 그리고 반대하는 무리 중에 나의 가족들이 있다면, 책임감의 무게는 몇 배로 커진다. 그래서, 이민 오기 전 신중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올 수 있다. 그런 고민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내가 캐나다이민을 결정한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 이민 온 이유가 확실하면, 확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민 온 이유가 충족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충족되지 않을 것 같으면 깨끗이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간혹 이민후에 다른 더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자녀들의 교육이 이민 이유였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자신의 현실도피나 불안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민 오기 전에 반드시 이민을 하려는 근본적인 자신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 깊은 내면의 이유를 아는 것이, 이민 후 정착과정에 수없이 부딪치는 예상 못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의 이유를 납득하고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둘째, 이민으로 얻는 유익만을 크게 생각하고, 포기해야 할 것들을 상대적으로 작게 여긴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얻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고, 내가 포기하는 만큼 얻는 것이다. 이민이 줄 혜택이나 즐거움만 바라보고, 그것을 얻기 위한 고생이나 노력 및 포기해야 하는 손해를 가볍게 여기면, 생각보다 적은 혜택과 큰 손해로 인해 결국 후회한다. 잃어버린 시간과 돈 그리고 기회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시간이 오고, 이민의 삶이 매일 점점 피폐해진다.


셋째, 이민을 그저 환경의 좋은 변화로만 간주하지 않았나 돌아본다. 캐나다 이민을 가면, 워라밸이 가능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고, 자녀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고, 자녀들이 한국의 입시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고 등등. 이민을 가면 내 가족의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내 가족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롭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만, 그런 실체가 없는 신선하고 짜릿한 감흥은 얼마가지 못한다. 이곳에서 조금만 살다 보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일상으로 변해버려, 아무런 감사와 감흥이 없어지고, 한국과 비교해 불편하고 비싸고 재미없고 힘든 삶으로 변한다. 덧붙여, 캐나다에서 자신이 우습게 취급당한다는 피해의식도 생긴다.


이민을 하면, 주변환경이 내게 더 맞춤형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접근하면, 큰코다친다. 내가 이민 온 환경에 맞춰 기꺼이 적응하려는 겸손함이 없이 정착에 성공할 수 없다. 얻을 것들보다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에 더 초첨을 맞춰 살아야 한다. 한국이 모든 사람에게 천국이 아니듯, 캐나다도 모든 사람들에게 천국이 아니다. 캐나다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는 만큼만 캐나다가 나에게 천국으로 다가온다. 노력 없이 희생도 없이, 세상이 나를 알아주고 내게 맞춰주길 바란다면, 내가 도착한 어느 곳에도 내가 바라는 천국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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