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의료제도에 대한 오해
캐나다에서 몸이 아프면, 원하는 병원을 찾아가 원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한국에 비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사실이 아니다. 한국에서 몸이 아프면, 언제든 가까운 병원의 전문의를 만날 수 있지만, 캐나다는 우선 자신의 패밀리 닥터를 만나야 하고, 패밀리 닥터가 필요한 검사와 전문의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게 유일한 방법만은 아니다. 어떤 이유든, 자신의 패밀리 닥터를 당장 만날 수 없다면,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워크인 클리닉에 가면 된다. 그곳에는 한국의 보건소처럼, 언제나 의사가 상주해 있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응급상황이라면 큰 병원의 응급실로 가면 된다. 응급한 정도에 따라 의사를 곧바로 만날 수도 있고, 한참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패밀리 닥터를 만나고, 필요한 검사를 받거나 전문의를 만난 후에, 만약 상태가 심각하면 그 심한 정도에 따라 입원이나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병원을 언제든 쉽게 방문하고 빠른 진료와 검사를 받았던 한국에서의 기억이 있어, 이 모든 과정이 상대적으로 너무 느리고 답답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일단 병원진료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언어 소통의 문제로, 우리 이민자는 자신의 몸상태를 제대로 설명할만한 영어실력이 부족하다. 이것은, 의료시스템이 좋은 한국에 사는 외국이민자들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다. 즉, 아파도 한국처럼 쉽게 병원에 갈 수 없고, 속 시원하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수 없으며, 생활이 바빠 병원에 가기보다 참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캐나다 문화는 아픈 사람에 대해 무척 관대하다. 일을 하다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고, 출근 당일에 갑자기 아파 병원에 가기 위해 결근하다고 회사에 연락하면, 그냥 쉴 수 있게 해 준다. 다음날, 병원에 다녀왔다는 진단서만 가져가면, 결근에 대한 페널티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건강에 조금만 신경 쓰고 산다면, 충분히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갖춰져 있다. 그래서, 미리 건강검진 예약하고, 몸이 안 좋으면 패밀리 닥터에게 연락하고, 평소에 무리하지만 않으면, 이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알다시피, 캐나다는 자연환경이 한국보다 월등하게 좋다. 한국처럼 무리하게 일을 시키는 직장문화도 없다. 사회적, 자연적 환경이 한국보다 더 좋은데, 스스로가 그것을 이용하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캐나다의 의료는 무료다. 아무리 심각한 병이 걸려도, 아무리 약값과 입원비와 수술비가 비싸도, 모두 무료다. 그 말의 의미는 내가 혹시 큰 병이 걸려도,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이나 내 주위 사람이 경제적으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뜻이다. 혹시 나와 내 가족 중에 누군가, 예기치 못한 심각한 병에 결려도, 그동안 힘들게 모아둔 재산을 탕진하고, 더 나아가 빚까지 지는 일이 절대 없다는 뜻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이런저런 크고 작은 병에 걸리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캐나다는 무료로 치료해 준다. 만약, 젊었을 때 심각한 부상을 당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본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가족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만한 생계비를 지원해 주고, 살 수 있는 아파트도 준다. 아파트 렌트비는 무조건 가족이 받는 생계비의 30% 이하의 금액만 내면 된다. 나머지 금액은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 그래서, 나는 그저 열심히 일하면서 세금을 정직하게 꼬박꼬박 내고, 그러다가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받고, 내 자녀들은 나라에서 무료 교육받고, 나이가 들면 은퇴해서 나라에서 주는 연금 받고, 심각한 병에 걸리면 입원치료받다가, 때가 되면 하늘나라로 가면 된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 스스로 주의하고 노력하면 된다. 아프면 언제든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며 살다가, 혹시 예기치 못한 죽을병이라도 걸리면, 무료로 치료받으면 그뿐이다. 병원에서 내가 치료받는 모든 비용은, 그동안 내가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당당하게 충분히 치료받고, 다시 건강한 몸으로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