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바닥 공사를 '전문업체에 의뢰할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지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이런 생각이 들면 어느샌가 직접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닥 공사에는 어떤 자재가 필요할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밤새 고민하고 꿈에서 답을 얻으며 아침을 맞이했다. 거푸집, 비계(비계), 비계클램프, 철근, 결속선, 철근결속훅, 벽돌, 비닐 등 현장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도구가 필요할 수 있다.
첫 번째 작업은 거푸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보통은 가설재업체에서 거푸집이나 비계를 대여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치와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 전문시공 업체는 빠른 시일 안에 작업이 가능하기에 사용 일수를 줄여 대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10년을 계획하고 작업을 시작하였기에 가설재를 대여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깨진 독에 물 붙기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거푸집을 직접 만들어 두고두고 사용하자!!'라고 결정했다.
(거푸집 :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정한 형태나 크기로 만들기 위해 형틀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부어 넣어 양생 시킬 때 사용하는 가설재)
거푸집을 만들기 위해 자재를 사야 했다. '건재상' 이곳에서는 다양한 나무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건재상은 최소 3군데 정도 알아 놓는 것이 좋다. 건재상마다 주로 취급하는 나무의 종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 없는 것은 저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여러 건재상을 알아두는 것이 앞으로의 긴 여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태고합판과 폼다루끼각재를 구매했다.
태고합판은 래미네이트 코팅이 되어 있어 수분에 강하여 야외에서 사용하기에 아주 좋다.
(규격 - 폭 1220mm x 길이 2440mm x 두께 12T)
폼다루끼각재는 현장에서 다양한 구조재로 사용이 된다. 받침대, 장선, 버팀대 등등 그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규격 - 39mm x 51mm(45mm) x 길이 3600mm)
야외 작업에서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작업공간의 확보와 작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야외용 작업테이블도 없고 어디 마땅히 쓸만한 것이 없었는데 길을 가다가 우연히 전봇대 옆에 놓여 있던 버려진 테이블을 발견했다. 차에 싣고 현장에 내려놓으니 작업대로 꾀나 쓸만했다. 그리고 큰 판재 작업이나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큰 테이블도 필요하여 하나 만들었다.
이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콘크리트로 만들 기초 바닥의 사이즈는 가로 18m x 세로 10m x 두께 300T
태고합판 켜기 2400mm x 400mm - 26장 준비
폼다루끼 자르기 2400mm - 52개 / 320mm - 78개 준비
재단이 끝난 자재는 드릴과 직결나사로 조립!!
이러한 형태로 조립을 하고 이것을 이어 붙이면 훌륭한 형틀이 만들어진다.
이때 만든 거푸집은 지난 7년간 임시바닥용, 임시벽, 임시구조물로 다양하고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만들 땐 힘들었지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거푸집으로 바닥기초틀을 세우고 넘어지지 않도록 각각의 거푸집을 직결나사로 박아 고정하였다.
땅바닥에 세로로 비계를 박고 가로로 비계를 비계클램프로 연결하여 콘크리트 타설시 절대 터지지 않는 형틀을 만들었다.
이 작업은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를 형틀 안에 가둬놓기 때문에 형틀의 견고함과 튼튼함이 필수이다.
예전에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에 거푸집 형틀이 터져서 대략 난감한 상황을 본 적이 있다.
그 고생을 안 하려면 신경 써서 잘해야 한다.
바닥에 두꺼운 비닐을 깔고 철근을 바닥에서 뛰우기 위해 벽돌을 군데군데 놓았다.
철근의 길이가 10m 다 보니 들고 이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주변에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구조물이 있지는 않은지 매 순간 모든 순간 긴장하며 옮겼다.
올라갈 건물의 바닥면적은 가로 18m x 세로 10m 이곳에 들어간 철근의 량이 엄청나다.
콘크리트 타설시 콘크리트의 인장강도를 높이기 위해 철근배근과 결속 작업을 하는데 이 일은 사람이 기계처럼 움직이다 보니 몸이 고장 나기 딱 좋은 작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