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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en Maker 배원열 Apr 01.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7화 골조 공사를 준비하는데 새로운 시련이 앞을 가로막는다.

건물 골조를 경량철골조로 선택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C형강으로 만들어진 낡고 허름한 건물을 보며 처음 집을 짓겠다는 생각한 것의 영향이었을까?

C형강, 각관, LEB 자재로 만든 골조를 경량철골조라 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것은 각관이다.


각관 = 각형 강관 = 각파이프  모두 같은 말이니 알아두면 어딜 가서도 대화가 통한다.


칼라각관과 아연각관을 사용하기 편하게 분리해 놓았다.


각관 종류는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1. 흑관 : 금속에 아무 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철 그 자체이다.(오일칠은 되어 있다.)

2. 칼라각관 : 방청도료(적색) 처리가 된 금속이다. 주로 습이나 빗물이 닿지 않는 실내작업에 사용(페인팅작업에 용이하다.)

3. 아연각관 : 아연도금 처리가 된 금속이다. 부식방지용으로 실외작업에 사용


비용은 흑관 < 칼라각관 < 아연각관 순서이다.


각관의 형태는 두 가지로 나뉜다.

1. 정사각 각관 - 기둥, 보, 바닥장선 용으로 사이즈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2. 직사각 각관 - 정사각 보다 처짐이 적은 형태로 큰 보, 작은 보, 하중이 실리는 곳에 많이 사용이 된다.


각관의 사이즈와 금속 단면의 두께도 다양하다.

검색어 : 각관 사이즈 or 각관 규격

엄청나게 많이 나올 것이다.

어떤 공사를 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데 우선은 집을 짓기 위해 선택한 각관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기둥 - 100 x 100 x 3.2T

큰 보 - 100 x 100 x 3.2T

샛기둥(보조기둥) - 100 x 100 x 3.2T

작은 보 - 100 x 50 x 2.3T

트러스 - 100 x 50 x 2.3T

중도리 - C형강 100 x 50 x 1.8T


금속 단면의 두께에 따라 사용되는 용도도 달라진다.


1. 주택 : 3.2T , 4.0T

2. 데크 : 2.0T , 2.3T

3. 가구, 인테리어 : 1.4T , 2.0T, 2.3T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았다. 현장에서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종류, 형태, 사이즈, 두께를 선택하여 사용한다.


건물 골조에 들어갈 각관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영월과 제천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처음엔 어디서 어떻게 알아보고 사야 할지 막막했다. 새로운 길을 갈 땐 용기와 대담함이 필요하다.

각관을 판매하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보통 일반인이 철강을 취급하는 곳에 방문하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다.


나 : 안녕하세요~ 각관을 사러 왔습니다.

철강 : 네~ 어디서 오셨나요?

나 : 영월에서 왔습니다. (보통은 업체 이름을 말하는데 영월에서 왔다고 하니 살짝 당황해하시는 것 같았다.)

철강 : 어떤 자재를 찾고 계시나요?

나 : 각관 가격을 알고 싶습니다.


사전에 어떤 규격의 각관이 필요한지 뽑아 놓았기에 비교적 가격을 알아보기가 편했다. 단번에 결정을 하기보다는 몇 군데 정도 더 알아볼 계획이었기에 상담을 받고 문을 나섰다.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다음부터는 철강회사의 문을 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5군데 정도 다녀보니 철강의 가격이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가격이 현시세구나 하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눈앞에 '장군철강'이라는 회사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 군데 더 들른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마는 그래도 한번 들어가서 물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기대 없이 들어간 그곳... 우리 부모님 정도의 연세로 보이시는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음료를 내오시고 상담을 시작했는데 필요한 철강의 이야기 보다 사장님께선 자신의 이야기가 더 하고 싶으셨던 것 같았다. 젊은 시절 고생하신 이야기, 자녀를 키우고 결혼을 시킨 이야기, 철강회사를 인수해서 열심히 납품을 했던 이야기, 거래처가 도망가서 돈을 못 받은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이야기를 이어가시다가 우리의 살아온 이야기를 물어보셨다.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말씀해 주셨기에 우리도 마음의 문을 열고 편안히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했다. 처음 결혼한 이야기, 회사에 다녔던 이야기, 개인사업을 했던 이야기,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 등등을 말로 풀어보니 쉴 새 없이 달려왔던 우리였던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어주신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장님 : 젊은 부부가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기분이다. 매입금액에 손해 안 볼 비용만 붙여서 팔게요~

아내와 나 : (얼떨떨해하며)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곳을 다녀보며 가격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사장님께서 제시한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는 알아볼 이유가 없었고 우리는 뜻밖의 횡재에 바로 구매 계약을 맺었다. 많이 구매한다고 운송료도 빼주셨다. 대신 하차는 직접 하기로 사장님과 기분 좋게 얘기를 마무리 지었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닷속에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을 발로 뛰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나는 발품을 열심히 팔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지금도 믿는다.


다음날 아침 철강회사 사장님께서 직접 각관을 싣고 우리의 현장에 방문해 주셨다. 큰 트럭에 가득 실려 있는 각관을 보고 있노라니 열심히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각관은 하차할 때 처음부터 정리를 잘해놓는 것이 좋다. 나중에 정리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우리는 콘크리트가 양생 되는 동안 미리 계획을 해 두었다. 사용 순서와 동선을 미리 계획하였고 거기에 맞게 정리해 놓으니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고 집을 다 지은 느낌이었다.


하차 후 사장님과 커피 한잔 하며 우리의 작업 계획을 이야기했다. 사장님께선 우리가 직접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진짜로 직접 할 것이 냐며 여러 번 물으셨는데 보시기에 앞날이 걱정돼 보였던 것 같다.

항상 몸 조심하고 안전하게 작업하라 하셨고 힘들 땐 쉬어가라며 걱정 어린 조언을 해 주셨다.

너무나 감사했다.


이제 각관을 자르고 붙이는 일을 고민하게 되었다. 용접을 해본 적 없기 때문에 각관을 어떻게 하면 쉽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자료를 열심히 찾았다. 그중에 찾은 것이 '각관 연결 브래킷'이다. 각관 연결 브래킷은 용접 없이 직결나사로 결합이 가능하여 빠르고 쉽게 작업이 가능한 자재였다. 사이즈도 다양하고 90도 120도 기타 등등 참으로 다양한 브래킷이 있어 작업이 쉽게 끝날 것을 상상하며 행복해했다.


좋은 것을 발견했으니 이제 비용을 계산해 보자!!


헉, 각관 전체구매 비용의 1/3 정도의 비용산출 되었다. 안 그래도 비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통장을 몇 번이고 다시 열어보며 수없이 계산해 보지만, 이건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역시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 법이다. 선택할 수 없는 각관 연결 브래킷에 자꾸 눈이 돌아갔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돈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지.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고, 생전 다뤄본 적 없는 용접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용접이라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로망과 두려움,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동시에 생겼다.


다음 이야기는 '용접이라는 시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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