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木

by 쓰는 미래




너를 만나고 나는 나무가 되었다

수액을 꽂은 채 건조하게 서 있는 가로수

너를 하얗게 품고 있던 면포 위에는

이따금 숲의 향기가 났다

잎사귀의 손이 뿌리의 발이

부러진 나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를 만나고 나는 나무가 되었다

구석에 놓인 가구의 마음이었다가

물을 다시 끌어올리는 나무의 마음으로

가지 끝에 매달린 풀잎 하나

간신히 지켜내는 나무의 마음으로



이전 01화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