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by 쓰는 미래




먼 바다 내음이 나는

네 머리칼을 맡으며

남국의 햇살을 베고 누운

어느 한 낮


야자수 이파리보다

나른한 속눈썹

고운 모래로 빗은 콧등

가만히 어루만지며

파도처럼 넘실대는

네 가슴팍을 바라본다


이 곳이 무인도라면

아무도 찾지 않길 바라며

아무것도 너를 해치지 않길 바라며


이대로 잠들어

바위가 되어도 좋겠다


우리를 스치는 것은

바람, 물, 햇살뿐인 나날


작은 모래알로 흩어질 그 날은

아직 멀었으니

여행자처럼 여유롭게 낮잠을


햇살 가득한 자리로

따뜻한 바람 부는 자리로

너의 꿈속까지 따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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