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된 경쟁
이 달초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중국 AI 기술이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AI 승리를 확언한 것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발언이었다. 엔비디아는 미중 양진영에 AI 학습용 GPU를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그는 어쩌면 ‘현상 이면의 진실’을 봤는지도 모르겠다.
두 달 전 구글 전 CEO 에릭 슈미트는 ‘중국 AI가 미국을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이 미국 빅테크들의 폐쇄형 AI 모델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큰 주목을 받았다. 폐쇄적인 오픈 AI의 챗 GPT와 구글의 제미나이와 대비되는 알리바바의 QWEN이나 문샷의 KIMI는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물론 미국의 비교우위는 압도적이다. 데이터센터와 머신러닝에 필요한 반도체 그리고 에너지를 전부 거머쥐고 있다. AI 인프라와 기술투자 면에서 미국을 이길 수 있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이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AI와 첨단산업에 드는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실상 세계산유국 1위인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 반도체 제재로 인한 AI 칩 생산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각국의 뛰어난 박사급 인재들은 중국보다 미국을 훨씬 더 선호한다. 환경이나 상황만 놓고 보면 AI 경쟁에서 중국의 침몰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반도체 제재 수위를 올리고 관세 부과로 연타를 먹였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부동산버블을 비롯한 경제문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건재하다. 오히려 기술격차를 좁히고 미국의 뒤를 바짝 따라잡았다. 스탠퍼드의 2025 AI 인덱스 보고서 기준 미중 간 AI 모델 기술격차는 겨우 1.7%였다. 1년 만에 격차를 60% 넘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언어이해도(MMLU) 분야는 17.5%에서 0.3%로 수학 추론 정확도는 24.3%에서 1.6%로 줄었다. 사실상 성능 면에서 두 국가의 AI 기술력은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인프라와 하드웨어 그리고 투자금액 면에서 미국이 갖는 비교우위는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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