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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민 Jul 13. 2024

나약한 개일수록 크고 사납게 짖는다

우리가 회사에서 만나는 사악한 사람들

 사람을 괴롭히거나 갈등을 초래하는 인간들은 대체로 자존감에 문제가 있다. 이들은 초라한 자신의 내면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스스로를 포장한다. 잘난 척을 일삼으면서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사냥감으로 삼아 본인의 우월감을 충족한다. 능력자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만 뒤에서는 험담을 늘어놓는다. 근본적으로 이들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결여되어 있다.


 자랑할 거리가 없다면 오래전 학창 시절 일화를 꺼내서라도 어떻게든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애쓴다. 매너도 배려도 없는 무뢰한이지만 정작 내면에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부족한 자존감을 왜곡된 방식으로 충족하려고 애를 쓴다. 초라한 본모습을 들키면 사람들에게 먹잇감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늘 오만한 태도를 보이지만 정작 스스로를 나약한 인간이라고 혐오한다.


 자기가 못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본인이 가장 잘 안다. 그러나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다. 현실을 받아들이면 삶이 초라해진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인간관계의 본질인 협력이나 공감 같은 개념을 잘 모른다. 그래서 타인을 공격하고 비난하면서 자기 방어를 일삼는다. 타인을 먹이로 삼는 것을 생존전략으로 택한 이상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인정해 주는 사람도 없고 사랑받을 나눠주는 사람도 없다.


 낮은 자존감과 고질적인 자기혐오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 결국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와 애정을 경험하지 못하고 고립된다. 인간적인 신의가 없으므로 이들은 전반적인 공감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 개인주의가 아니라 철저한 이기주의다. 발언은 언제나 자기중심적이다. 타인에 대한 평가는 야박하지만 본인에 관한 평가는 늘 관대하다. 나뿐 인 놈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나쁜 놈이 된다.


 왜곡된 방식으로 자존감을 충족하려는 인간들은 악당이 된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시점이 온다. 그때부터는 타인을 비난하면서 우월감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 개선이나 갱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낮은 자존감과 자기혐오를 타인을 향한 공격성으로 표출하는 인간은 주변 환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환경이나 가족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좌절감은 시간이 지나면 분노로 변한다. 인정받지 못하면 존중받을 수도 없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유도 있고 사연도 있다. 그렇다고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본인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타인을 공격하는 방식을 택한 시점에서 정상참작은 불가능하다. 자존감 문제로 고생하는 이들은 현실을 직시하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가 속한 집단에 폐를 끼치면서 막무가내로 굴지 않는다.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개선의지 없이 살다 보면 결국 문제가 터진다. 지인 회사의 영업팀에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다. 업계 경력은 평범했지만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열정과 반대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큰 문제가 있었다. 협력할 줄 모르는 독불장군 스타일이다 보니 트러블이 자주 발생했다.


 그는 입버릇처럼 인공지능으로 무능한 직원들을 대체해야 한다는 말을 늘어놓았다. 2년 남짓 되는 경력을 자랑하면서 본인은 대체되지 않는 고급인력이라고 으스댔다.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멋대로 일하다 프로젝트를 망쳤지만 반성하지 않았다. 여러 번 호되게 주의를 들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상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회사는 인과응보로 화답했다.


 성인은 본인이 행동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맘대로 날뛴 대가로 그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연봉인상을 요구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무시하는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평판은 엉망이 됐다. 상사와 동료 모두가 등을 돌렸다. 시간이 지나자 회사 내 설 자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남을 무시한 대가는 혹독했다. 철판을 깔고 자리를 지켰지만 결국 반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업종을 막론하고 이런 사람들은 주변 동료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요직에 앉아있다면 아랫사람들이 괴로울 것이고 실력이 없다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간질과 정치질까지 일삼는다면 회사는 엉망이 된다.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이야말로 회사의 장애물이 되는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작고 나약한 개일수록 사납고 매섭게 짖는다. 오만한 인간은 감정을 나눌 줄도 모르도 사람을 사귈 줄도 모른다.


 회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협력하는 곳이다. 으르렁대면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다면 고립될 뿐이다. 회사는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글이다. 생존확률을 높이려면 협력해야 한다. 인정받고 싶다면 먼저 인정해 주고 존중받으려면 친절하게 대하면 된다. 간단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현실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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