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석 달 회고

애자일 코치의 고민

by 우디코치

나는 Agile Coach 일을 하고 있다.
Agile 철학과 방법론을 사용해 조직 내 건강한 피드백과 협업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미션과 핵심가치를 달성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IT 개발팀을 대상으로 Project Manager 활동 및 Agile Coach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좋은 동료들과 건강한 조직문화, 그 시너지가 만들어내는 성과는 짜릿했지만 Agile Coach 로서의 더 큰 성장을 고민했다. 스포츠 경기를 생각해 보았다. 경기에서 직접 뛰는 것은 코치가 아니라 선수다. 그런 선수를 Top_Tier Player로 만들어 내는 것이 Coach로서의 성장인 것이다.


고민 끝에 다시 만나기 어려울 수 있는 좋은 직장을 떠났다. 그리고 Coach가 무척 필요하다는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조직의 리더는 Agile의 가치와 Coach로서의 실력을 높게 사주었고, 겸손했다.

그런 리더의 태도와 콘텐츠라는 새로운 도메인에 대한 도전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렇게 이직 후 3개월이 지났다.


IT 개발이 아닌 콘텐츠 개발 조직이었으므로, 코치로서의 Role & Resposibility를 어떻게 포지셔닝

할지 꽤 고민했지만 이직 전 얻고자 했던 Coach 로서 다른 동료들을 성장시키는 활동은 꽤나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것 같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Official Entry

공식적으로 문을 두들기고 나를 알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어설프게 '안녕하세요 Agile Coach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라며 쭈뼛쭈뼛- 했다가는 낯선 포지션의 나에게 마음을 열 동료들은 없었을 것이다.


조직의 공식 Townhall 자리에서 마지막 20분을 빌려 내 소개를 발표자료로 진행했다.

Agile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보다는 Coach로서 내가 당신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코치의 어원인 마차 이미지를 활용했는데, 발표에 대한 반응을 물어봤을 때 꽤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Coach를 어떻게 당신들이 활용해서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줬다.

그리고 나를 채용한 리더의 무게감 있는 멘트가 이어졌다. (이것 역시 미리 상의해서 준비했다)

우리 조직에 왜 Agile Coach가 필요했고,

어떤 질문을 통해 이 조직을 더 건강하게 바꿔나갈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2. Unofficial Entry

동시에 비공식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조직의 주요 매니저들, 리더들과의 1on1을 구글 캘린더로 모두 초대해 두고 한 명씩 만나보는 방식으로 진행하려다가. 내가 직접 조직 내 인플루언서(영향을 미치는 인재들)에게 캘린더 초대 메일을 한 분씩 보내기로 했다.


조금은 사적일 수 있는 이 방식 덕에 나와 대화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조직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1on1 ' 이 아니라 ' 새로운 온 동료와 함께하는 캐주얼한 커피타임'으로 인식했다. 성공한 셈이었다.


그리고 이 대화 시간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한 것은 딱 한 가지였다.


Q.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그 일에 대해 관심이 많아 배우고 싶습니다.


이 질문을 들은 동료들의 '오잉 의외의 질문인데?'라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Agile Coach가 이 조직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 걱정을 조금씩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심지어 그 일에 대해 배우고 싶다니... 의외였을 것이다.


당신의 일을 궁금해하고, 심지어 배우고 싶다는 사람에게 매몰차게 무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조직에서의 가려운 부분을 이야기했다.


만약, Coach가 조직 내 문제점을 직접 물어본다면, 사람들은 경계하며 가급적 입을 다물게 된다.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기꺼이 들려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1, #2 방식 덕에 Agile Coach로서 난 동료들과 너무 멀지 않게
(그러나 너무 가까워져서 시야가 좁아지지 않는) 적당한 거리에서 다음과 같은 Action 들을 집행할 수 있게 되었다.


A. 리더십 전체가 모여 조직의 중요하고 긴급한 안건을 정리하는 미팅의 퍼실리테이션 역할


B. 조직의 목표와 지표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드라이브하는 역할


C. 조직 내 리더들에 대한 리더십 코칭


D. 조직 내 성공사례, 인사이트를 전파하는 드라이브 역할


E. 조직의 일하는 방식_원칙과 기준을 세팅하는 역할



정리하자면..

새로운 영역에서 Agile 조직으로 전환이라는 미션을 받아 즐겁게 수행 중이다.
이전의 멋진 성공 사례들을 현재 조직에 똑같이 적용시킬 수 없다는 두려움, 다시 동료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지만, 이직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환경에서 동료(고객)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주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의 말을 다시 상기해 본다.

"조직을 변화시킬 사람은 자신의 에고를 버리고 전체를 위하는 이타심을 기초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이 따라온다"


내가 원하는 변화가 아닌, 전체를 위하는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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