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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Sep 21. 2023

보상과 평가는 조직을 움츠려들게 한다

도전적인 팀은 보상에 의존하지 않는다. 문제를 재밌게 풀 뿐.

어김없이 반기 평가 시즌이 찾아왔다.
리더는 매니저를 매니저는 실무자의 지난 6개월을 평가하고 승진자를 찾는다.


첫 회사는 600명 규모의 중견기업이었는데 그때도 비슷했다. 

일 년에 한두 번 찾아오는 평가시즌이 오면 모두 하던 업무를 잠깐 멈추고 개인 PR 문서를 작성한다. 

승진 또는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이 과정을 소홀히 여기는 구성원은 없다. 

그리고 리더들은 그 내용이 사실인지? 부풀린 것은 없는지? 진짜 100% 달성인지 의심하고 근거를 찾아낸다.


아마 많은 회사가 이와 비슷할 것이고 "당연한 거지. 뭐가 이상해?"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PR문서를 일주일 내내 고민해서 작성했고 매니저였을 때는 팀원들의 문서를 리뷰하느라 새벽까지 근무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스타트업으로 이직 후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사실, 평가와 보상 시스템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상당한 리소스를 잡아먹는다. 

대기업의 경우 1년 12달을 일하는 것이 아니라 11달만 일한다는 말이 아무렇지 않다. 


그런데 조직의 한 달은 스타트업의 경우 생존을 위협한다. 

그래서 당시 리더는 평가와 보상 시스템을 구성원의 머리에서 지우기 위해 애썼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평가와 보상이 곧 동기부여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 시스템이 사라지자 문제 그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옆 팀의 동기 누구보다 더 일찍 승진하겠다는 경쟁의 마음가짐이 사라졌다. 

대신 우리의 문제를 푼다. 그 성과는 우리 모두의 것이며 실패 역시 모두의 것.

함께 회고하고 배우자는 문화로 이어졌다.


착각하지는 말자. 모든 조직이 보상과 평가 시스템만 없앤다고 위 사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핵심가치가 그에 걸맞은 인재를 데려왔고 조직의 인재 밀도가 높았기에 가능했다.


자,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지금은 다시 평가와 보상을 가장 위에 둔 조직에서 코칭을 하고 있다. 

애석하지만 최고 리더의 인재관이나 기존의 핵심가치 그에 따른 컬처덱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운 좋게 성공사례를 경험한 덕에 시도할 것들이 생각난다.

우선 영향력 있는 리더와 매니저들 대상으로 가인지 캠퍼스의 [도전하는 조직 만들기]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54


1000마디 말보다 10분짜리 영상의 위대함을 느꼈다. 

시청 이후 평가와 보상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성과 달성 계획을 짜고, 도전적 목표를 향하는 일하는 방식 (=OKR) 을 제안했다.


그리고 미팅 후 한 리더가 찾아왔다

"보여주신 영상에 공감했다. 제안 주신 업무 방식도 평소 고려 중인 것이다. 고민이 되는 지점은..."


이제 시작이다. 조금씩 바꿔나가보려 한다.

평가와 보상은 사람을 의존적으로 수동적으로 만든다. 반대로 가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어떻게 풀어갈지 약속하고 행동하고 증명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피드백과 인정이 따른다면.. 조직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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