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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Sep 26. 2023

은혜는 잊지만 꿈은 잊지 못한다

영원히 꿈꾸게 하라

혹시 초한 전쟁을 아는가?


기원전 206년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이 발생한다.

서쪽의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왕 유방과의 대결이 그것이다.


항우와 유방의 사례로 조직 내 인재관리 기술을 살펴본다


항우와 유방 모두 중국 대륙을 한 번씩 차지하지만 두 사람이 인재를 활용한 방식은 매우 달랐다는 점이 흥미롭다. 두 사람은 과연 어떻게 인사를 했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 살펴보자.

이를 통해 우리 조직의 인재를 어떻게 바라볼지 힌트를 찾아보면 어떨까.


첫 번째, 먼저 우뚝 군림한 것은 항우였다. 항우는 자신을 따라 공을 세운 장수들을 왕으로 봉하고 각 지역을 맡겼다. 과거 봉건제도의 부활이었고, 구시절 전국시대가 다시 열리는 느낌을 주었다. 이런 논공행상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공을 세웠으니 그에 따른 은혜를 베푼 것이다. 그런데 장수들은 모두 그 은혜에 만족했을까?

사실 속으로는 '내가 더 일등공신인데, 왜 겨우 이정도 땅의 왕으로 봉하는가?' 딴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신들의 불만이 커져갔다.


그리고 그 해, 한나라 왕 유방은 군대를 이끌고 항우를 공격한다. 유방이 항우를 붙잡고 있는 사이 대장군 한신이 각 지역을 차례로 점령했고, 평화협정을 잠깐 맺지만 유방이 집요하게 공격하여 항우를 사면초가에 빠뜨려 결국 자결하게 만든다.


두 번째, 군림한 것은 유방이었다. 그런데 유방은 한신을 비롯해 통일의 1등 공신들을 제후로 봉하지 않는다.

그리고 황제로서 자신의 권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황제와 신하의 예절 문화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이것이 항우와의 가장 큰 인사 차이점이다.

항우의 은혜는 베풀자마자 빠르게 잊혀졌지만, 유방의 경우 신하들이 언젠가 곧 나에게도 은혜를 베풀거라는 기대(꿈)를 믿게하여 오랫동안 충성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자 자신의 핏줄인 유 씨 인물들을 주요 직책에 앉히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반발하는 공신은 죽임을 당하거나 귀양을 보낸다.(미리 대신들 사이에 첩자를 심어둔다)

그리고 대장군 한신 역시 처단당하는데 그 유명한 '토사구팽' (키우던 사냥개가 쓸모가 다하자 죽이는데 거리낌이 없다) 여기서 유래한다.

도대체 유방은 공신들을 왜 처단했을까?


게임이론에 따르면, 조직 내 인재들을 계속 일하게 만들려면 꿈을 꾸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만약 그 꿈이 다해 평가와 보상으로 '완료' 된다면

다음 Next Stage에서의 보상을 약속하지 않는 한 그 인재는 떠날 가능성이 크다.

즉 공정한 신상필벌이 꼭 조직에 필요한 인재를 늘리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조직 내 인재들을 치열하게 일하게 만들려면 지속 가능한 꿈을 꾸게 해야 한다. 

통일 직전의 초나라 항우를 보자. 군막에는 유능한 장수들과 참모들로 넘쳐난다.

그들은 진나라를 해치우고 본인들의 나라를 세우는 꿈을 꾸고 있다. 모두 한 마음으로 치열하게 일할 것이다.


유방은 이 생리를 본능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그래서 통일 후 본인이 힘이 있을 때 공신들을 해치운 것이다. 더 나아갈 땅이 없는데 공신들이 더 큰 꿈을 꾸면 그것은 반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하'는 현명한 처세로 지금도 귀감이 된다. 그는 군량을 조달하고 내정을 잘하는 것으로 조직에 기여했는데, 항상 자신의 공을 유방의 것으로 돌렸고 본인의 능력은 되도록 낮추며 겸손했다. 그 결과 동료 공신과 달리 죽음을 피하고 '상국'의 자리까지 올라 천수를 누리고 떠난다.  


자 재밌는 옛날이야기는 여기서 멈추고, 오늘의 핵심 메시지를 아래 그림으로 정리해 본다.

직접 만든 그림인데, 몇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혹시 이 아래 내용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언제든 댓글 or 연락 바란다. 토론은 환영이다)


그림 1


위 그림처럼 모든 조직의 시간은 공평하게 흐른다.
이때 조직이 충분한 크기의 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전국의 인재들은 계속 모여들 것이다.
회사는 인재가 모여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그림 2


자 그런데 항우의 사례처럼 논공행상이 끝나면 Dream1 이 그어진다면 어떨까?

가령 평가 후 보상이 끝나고 나면 많은 조직이 텐션이 평가 전과 달리 축- 늘어지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즉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는 좀 쉬어야지'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조직은 스스로 자신들의 인재밀도를 낮추는 꼴이 된다.
(평가만 잘 받으면 된다는 식의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


그림 3

또 가까스로 Next Stage에서 다음 꿈을 보여주는 데 성공하면 조직이 원하는 인재밀도의 넓이는 키울 수 있다. 하지만 Dream2 제시에 실패했다면 더 높은 기준으로 일하길 바라는 유능한 인재들은 떠난다.

(조직의 성장 국면에서 우리가 수많은 인재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자)


그림 4

마지막으로 '기대를 뛰어넘는' 고급 인재들은 스스로 일을 만들고 제안할 수 있다.

조직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 즉 혁신이다.


이 혁신이 너무 부담스러워 Dream 2에서 멈추길 바라는 회사들도 많다.

그 결과는 헤어짐이다. 반면 조직도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Dream 3을 그릴 수 있다면 조직은 더 높은 기준의 인재들로 다시 한번 도약하게 된다. (얏호 홈런 칠 타이밍이다)



정리하면, 조직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꿈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리더가 새로운 투자를 받아오든 참신한 먹거리 비즈니스를 발굴하든 구성원들 계속 꿈꾸게 하면 결국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구성원이 먼저 가져온다.

성장의 타이밍이 찾아오게 된다.



#항우유방 #초한지 #게임이론 #조직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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