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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Oct 25. 2023

미팅에도 결의가 필요하다

 GO The EXTRA MILE 

10년 동안 조직에서 온갖 미팅을 기획하고 진행했더니 다음과 같은 원칙이 생겼다. 


1. 준비해야 할 정보를 미팅 전에 미리 확인한다 (사실 파악) 

2. 이해관계자를 빠짐없이 참석시킨다 

3. 발산이 아니라 수렴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의를 다지는 것이다. 

이게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 반문할 수 있다. 한일전을 앞둔 국가대표도 아니고 '결의'라니? 

조직 생활에서는 다소 듣기 힘든 단어는 맞다. 그런데 경험상 반드시 '결의'를 갖춘 동료들이 필요하다. 


 決意 : 굳게 뜻을 정하는 것. 또는, 그 뜻. 결심. 


이제부터 설명해 보겠다. 

미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99%는 준비 부족에서 시작된다. 최악의 미팅은 다음과 같다. 

미팅 주관자가 당일에 논의할 어젠다를 결정해 버린다. 심지어 의사결정에 필요한 이해관계자도 듬성듬성 빠진 것 같다. 그리고는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오늘 미팅은 라이트 하게 진행하면 어떨까요?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하다 보면 해결책이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요?" 


십중팔구 아니, 99.9% 이 미팅은 실패할 것이다. 


미팅을 주관하는 사람 그리고 참가한 사람 모두 이 미팅을 성공시키겠다는 '결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팅은 다수의 시간을 투자하여, 조직의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벤트다. 10명이 참석하여 1시간 미팅에 썼다면, 적어도 10시간어치의 리소스를 투자한 것이다. 브레인스토밍 미팅은 필연적으로 하나의 아이디어로 수렴하는 '추가' 미팅을 불러온다. 그때가 되면 조직은 다시 10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겨우 미팅 하나 하면서 왜 그리 호들갑 떠나요 - 누군가 묻는다면 내 결의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저는 이 미팅에서 빠개고 싶은 문제가 명확합니다. 그러니 철저하게 어젠다를 준비하고 필요한 이해관계자를 세팅하는 겁니다. 설사 그 대상이 리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또 다른 조직 리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뾰족하게 수렴하는 것이 우리 조직의 시간(투자비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길이니까요. 그러니 제가 잘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시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내일 반드시 하나쯤 있을 미팅에 위와 같은 결의를 가져본 적이 있을까? 

혹시 '나는 그냥 참가 자니까 미팅에 잘 따라가면 충분히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면 아래 일화를 보자. 


몇 년 전 회사의 OKR을 정하기 위해 1박 2일 리더들과 워크숍을 떠났다. 이 날 메인 안건은 조직의 1년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1 Page 문서도 없이 말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문서가 없으니 모호했고 그 아이디어 역시 명료하게 느껴지지 않아 모두 난색을 표했다. 그때 제품 책임자가 데이터에 기반한 엑셀 시트를 준비했고 그에 기반하여 회사의 방향성을 하나씩 잡기 시작했다. 그러자 참가자들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고 덕분에 미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후, 자료 준비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고자 제품 책임자와 이야기했는데 이런 말을 해주었다. 

"미팅을 잘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누구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말 아무도 자료를 준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생각한 방향을 조직의 로드맵에 많이 녹일 수 있었어요" 


그의 대답은 꽤나 오래 가슴에 남았다. 

- '준비를 제대로 한 사람만이 미팅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10명 중 한 명의 참가자라 할지라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한다. 

미팅의 목표를 파악하고, 주요 안건을 상정하고 그에 따른 좋은 질문을 생각하는 것도 준비에 해당한다. 

모든 준비를 마친 사람은 눈빛이 다르다. 


결의가 생긴 것이다. 


결의에 가득 찬 미팅 관계자는 반드시 이 원칙을 지켜낸다. 


1. 준비해야 할 정보를 미팅 전에 미리 확인한다 (사실 파악) 

- 이번 미팅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 미팅에 필요한 데이터는 준비되었는가?

- 단순한 주장인가? 사실인가? 


2. 이해관계자를 빠짐없이 참석시킨다

- 의사결정할 사람이 모두 모였는가?

- 전문가 의견이 필요할 경우 (참석하지 않더라도) 비동기로 전문가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가? 

 

3. 발산이 아니라 수렴을 목표로 한다

- 1가지 이상의 명료한 액션 아이템이 기간과 책임자를 명시해서 작성되었는가? 


개인적으로 이 글을 마치며

Go the extra mile 표현이 생각났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 것에서  0.1 cm 만 더해보자. 치열함 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뜻밖의 즐거움이었던 적이 많다. 집요하게 승리해 본 사람들만이 카타르시스를 깨닫는다. 미팅도 그렇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내일의 미팅이 반드시 승리하길 기대해 본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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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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