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Sep 16. 2024

자연의 흐름처럼, 가을의 전설처럼

가을이 주는 하루의 가치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아침 바람이 선선합니다. 매미 소리는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귀뚜라미 소리가 조용한 시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가을 풍경을 담아 운치를 만듭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느낌은 주변사람들의 대화에서도 느껴집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요. 벌써 한 해가 얼마 안 남았어요.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되었네요. 나는 그대로인데..."라는 말을 자주 할 때입니다.


분명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는 스스로가 나이 들어감을 잊고 살지만 타인들이 그들을 볼 때는 나이가 지긋이 든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을 겁니다.


가을이란 계절이 낭만과 운치를 주지만 한 해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같이 전해 줍니다.


삶의 사이클에서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드는 그런 계절이 가을입니다. 새벽의 일출 시간도 늦어져 신체의 움직임도 늦어지 듯이 나이 듦은 신체의 움직임을 조금씩 느리게 하기도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기지개를 켭니다. 한쪽 어깨가 뻐근하고 아파 안 하던 스트레칭을 합니다. 특히 오른쪽 어깨가 늘 말썽입니다. 오른쪽 어깨와 목 부위가 자주 아프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른쪽을 오랜 시간 자주 써 왔고 그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한 근육과 관절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을 치는게 당연하지"라고.


신체도 자연의 일부분이기에 오랜 시간의 축척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자연의 일부가 가을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름의 열정을 담고 있던 나무가 가을이 되면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몸에 있던 나뭇잎들을 떼어 냅니다. 자연을 보면서 우리의 나이 들어감도 자신이 가진 것들을 조금씩 떼어 내며 비워가야 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푸르던 나무의 생동감이 가을의 시간을 담으면 조금씩 변해가 듯 우리의 삶 속에도 변화들이 물들어 갑니다.


https://brunch.co.kr/@woodyk/980



젊음의 열정이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그 시간이  자신에게는 가장 젊음의 시간이지만 그 소중함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합니다.


소중함이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지만 그 소중함이 지나오면 그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소중한 순간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 시간의 소중함을 흔하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됩니다. 그 시간들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를. 그리고 우리가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지금 다시 담을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의 하루하루도 젊었을 때의 시간 못지않게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가게 됩니다.


돌아서면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현재를 살아가면 그 시간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절대적 시간인 크로노스에 빠져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에 소중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카이로스의 의미의 시간을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주어진 그 시간이 매우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가을의 성숙함이 주는 낭만이 이런 듯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있다 다시 자신의 시간 흐름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여름의 활기찼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차분한 자신의 시간 흐름을 만들어 줍니다. 선선해진 새벽 공기가 뇌의 무감각을 일켜워 줍니다.



산에서 불어오는 공기의 청명함이 정신을 맑게 해 줍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시간들에 빠져 놓치고 있던 것들을 보게 합니다.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나이 들어감의 의미를 되새기며 가족의 고마움을 생각합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젊음의 열정이라면 지나갈 시간은 나이 들어감의 성숙입니다. 


아이들의 미소와 웃음이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삶도 성장과 성숙으로 언젠가는 전이되겠지만 그런 의미조차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꼬마의 순수함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꼬마의 미소가 파릇하게 땅에서 올라오는 봄냉이싹처럼 가을의 성숙함은 중년의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가을은 잊지 않고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어제의 하늘은 하루 종일 우리 주변을 비로 물들여놓았습니다. 빗소리에 창문을 바라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꼈습니다.


오늘 새벽은 어제의 비가 주고 간 청명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의 비가 오늘의 가을 날씨를 더 맑게 전달해 주고 어제와 오늘이 이어져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합니다.


우리의 삶은 아이의 시간부터 나이 들어감의 시간까지 하나의 삶의 선에 이어져 있습니다.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우리의 자연은 모두가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자기다워지는 것이다.<린홀>


 자연과 인간은 그렇게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어져 있듯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궤적이 따로 움직여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가을의 새벽바람이 일깨워 줍니다.


어린 시절의 어느 봄날에서부터 지금의 성숙함의 가을이 이어져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어짐의 계절이 단절의 시간으로 잊히지 않고 삶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젊은 시간이기에 잊지 않고 우리의 열정과 우리의 낭만을 이 시간에 쏟아 넣어 봅니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하루를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하루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자연의 흐름처럼, 가을의 전설처럼'

우리의 삶을 이어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연이라는 철학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