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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Sep 14. 2022

하면된다 vs just do it, 무조건에서 벗어나라

"하면 된다" 말은 시대를 바꿔 " just do it"으로 바뀌다

1950년대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생존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먹을 게 없어 산나물을 캐고 적은 쌀을 끓여서 죽을 만들어 양을 늘리고 가족들끼리 나눠먹던 시절이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을 늘 고민해야 하는 시대였다. 이념전쟁으로 사회가 혼돈스럽다 해도 국민들에게는 자식과 가족이 생존해야 하는 문제가 앞에 놓여 있었다. 닥치는 대로 돈이 된다면 해야 하고 쓰레기를 뒤져서라도 생계를 꾸려 가야 했다. 1970년대 산업화를 통해 국가의 경제를 일으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젊은 일꾼들은  해외 건설 현장에 가서 "하면 된다"라는 정신으로 살인적 시간을 일과 보냈다. 국민들은 밤낮없이 주말도 없이 일이 모든 시간을 지배하는 절대자였다. 국가와 사회의 시설들이 건축되는 건설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목숨을 잃기도 했다.


군대는 젊은이들에게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세뇌하며 무조건 의무적으로 시키는 것들을 하게 했다. "하면 무조건 되니 잔말 말고 해"라는 말의 이중성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조직적으로 단체적으로 움직여지는 시대였기에 "하면 된다"라는 말이 더욱 크게 움직였던 시절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지만 이념 갈등은 늘 존재했다. 1990년대는 정치적으로는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정권이 들어서며 언론의 자유가 생기고 빠르게 성장하는 압축 경제형태를 만들어 왔지만  시대의 흐름을 타고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먹을 게 없어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하면 된다"라는 슬로건으로 이 악물고 버티며 가족들을 생각하며 일해 왔던 부모님들의 희생이 존재했기에 지금의 경제 발전은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폐허와 굶주림 속에도 24시간 자신의 몸을 갈아 이루어낸 지금의 발전은 눈물 나도록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만들어 놓으신 환경에서 풍요를 이야기하는 시대다. 부족함보다는 잉여를 이야기하는 시대이다.


과거보다 지금이 자본주의 색은 더욱 짙어지고 돈의 흐름에 따라 힘과 세력은 움직여진다.  돈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돈은 물질주의를 부추긴다. 물질주의는 만족을 모른다. 옆에 새것이 있어도 또 다른 새것을 갖고 싶어 한다. 부족한 시절에는 서로 품앗이하는 문화가 있었다. 동네는 이웃이 있었고 이웃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주었다. 그 시절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정이 있었다. 부족함 속에서도 풍요로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은 물질이 넘쳐나고 먹을게 주변에 너무 많지만 외롭고 허기짐은 예전보다 더욱 커져만 가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시대와 세대는 변한다. 변하는 흐름은 막을 수도 없다. 과거의 부족함에서 오는 허전함이 아닌 넘쳐나면서 오는 정신적 허기짐이 커지고 있다. 조직적으로 단체적으로 과거의 "하면 된다"라는 시대는 끝났다.


사회는 다변화되고 개인화되며 세분화된다. 회사 조직 내 있는 인력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이 달라지며 과거의 조직처럼 움직여지지는 않는다.


이제는 솔직히 하면 무조건 되는 세상은 아니다. 이성적으로 안 되는 것도 있는데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슬로건은 이미 지난 슬로건이 되었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라는 핑계를 경계한 말이라면 이해되지만 해도 안 되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기에 안 되는 것을 희망하면서 스스로의 정신을 허기지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아무것도 없는 시절에는 하면 되는 시절이었다면 사회가 고도화되고 세분화될수록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 된다. 안 되는 걸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정신적으로 허기짐이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것이 낫다.  오히려 나이키의 "just do it"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대이다. "그냥 당장 해 보고 안 되면 다시 시도해 보고 그 길이 아니면 다른 것을 시도하고"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그냥 해 보는 것. 그것이 안 될지라도 그것에 좌절하여 나를 자책하거나 나를 버리지 말자" 이런 just do it의 의미로 "지금 하면 돼.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라는 의미로 "하면 된다"라는 뜻을 바꾸었으면 한다.


현대 사회는 생존과 생계의 문제보다 넘쳐남에서 오는 "더 더"의 욕구가 정신을 약하게 한다.


안 되는 것이 존재해도 자존감을 유지하고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혹시 지금도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예전 슬로건에 갇혀 안 되는 것들에 집착하다 자신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냥 시도하고 안 되면 그만두고 다른 것을 찾아보면 된다. 그리고 아쉬우면 또 시도해 보는 것이다.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슬로건을 이제는 "just do it"으로 바꾸고 나를 자책하거나 나를 이 세상에서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학생들이 학업이라는 중압감에 중년의 회사원들이 회사 스트레스와 업무 중압감에 스스로 이 세상과 등을 지고 자신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꼭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담담히 "just do it. 그리고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또 하면 되지. 안 되면 다른 거 하면 되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다. 부모님 세대의 희생이 우리에게 풍요로움을 주셨지만 혹시 우리는 너무 나약해지고 자신만의 집착만을 생각하며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세상은 자신이 중심이지만 또한 자신이 아닌 다른 것들도 보며 살아가면 허기짐은 오히려 풍요로움으로 바뀔 수 있다.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길이 존재하고 이 길이 아니면 시간이 걸려도 다른 길을 걸어가면 된다. 자신을 "하면 무조건 되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벗어던지고 가볍게 뛰고 걸으며 나 자신과 주변의 삶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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