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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25. 2022

굴뚝에 산타할아버지가 주고 간 크리스마스 선물은?

추억과 감성이 우리의 건조한 마음을 적신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온 거리가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백화점에는 케이크를 사려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장난감 가게에는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였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산타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힘들지만 부모들은 동심을 유지해주려 노력했다. 티브에서는 '나 홀로 집' 영화를 보여주며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창 끌어올리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을 보내기 아쉬워한다. 연인들에게는 큰 이벤트라서 레스토랑부터 선물가게까지 정신이 없다. 잘 챙기지 못하는 남성은 이 날이 지옥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되고 여자는 그런 남성과 결별까지 생각한다.


교회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리는 성가대들이 찬송가를 울리고 하늘에서는 기다리던 눈이 쏟아진다. 영화 속에서나 보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면 주변 동네 개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한다. 솔로인 친구는 소니의 워크맨 카세트테이프의 늘어진 감성을 이어폰으로 듣으며 쓸쓸히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혼자라서 외롭지만 혼자라서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빨간 양말에 들어갈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지켜보고 싶어 잠을 설친다.


아이들이 잠을 설치면 부모들은 잠을 잘 수가 없다. 하품이 나오는 아빠를 엄마는 꼬집고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한다. 아이가 잠들면 빨간 양말에 아이가 원했던 선물을 넣고 아빠도 잠이 든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소리치고 몰래 찾아와 선물을 주신 산타할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아날로그 감성이 디지털화되어 가면서 감성이라는 말보다 비대면이란 말이 익숙하고 추억이란 말보다 레트로란 단어가 더욱 익숙해졌다.

가슴속에는 어릴 적 추억들이 사진처럼 담겨 있지만 지금은 그런 추억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아이들은 유튜브나 네이버를 통해 산타가 부모님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도 모른 척한다.



 이미 옛 시절의 감성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물질은 부족하지만 마음은 풍족했던 그런 시간은 지나갔다. 오히려 지금은 너무 풍족해서 감성이 무감각해진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버거운 시대가 도래했다. 느린 것은 살아가기 쉽지 않고 빠른 것이 대세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빠름에 현기증까지 나는 시대에 아쉬운 것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우리들의 마음속 따뜻한 감성일 것이다.


추억이 만들어 준 감성은 각자에게는 매우 소중한 선물이지만 그 소중한 선물들의 많은 부분이 사라지는 게 조금은 아쉽기까지 하다.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나에게 선물을 주신다면?

어린 시절의 순수한 추억들이 담긴 감성을 받고 싶다.


턴테이블의 LP판이 흑백사진처럼 돌아가는 소리, 눈이 오면 정신없이 뛰어놀던 어린아이들의 기뻐하는 소리, 거리의 캐럴이 온 세상을 뒤덮고 크리스마스의 시간을 즐기는 연인들의 행복한 소리, 추운 날씨에도 불구 거리에 군고구마가 익어가는  소리. 이런 추억이 담긴 소리들이 지금 살아가는 시대의 건조함을 적셔주는 순수함의 눈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온 세상의 사람들이 이날만큼은 정치적 더러움, 경제적 어려움, 이권의 전쟁등을 잊고 동심의 순수함으로 빠져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을 듯하다.



 크리스마스는 추억이고 동심이다.


https://brunch.co.kr/@woodyk/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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