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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Mar 02. 2023

후배가 행복한 퇴사를 한다. 넥스트를 위해

자신에 대한 노력이 결과를 얻을 때 우리는 모두 축복한다.

퇴근하는데 반가운 후배가 전화를 한다.


지금은 서로 각자 다른 곳에서 근무하지만 6년 전 팀 내 차석으로 같이 근무하던 친구였다. 그 당시 신생팀이고 새로운 과업을 이끌고 가야 하는 나의 입장에서 그 친구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외부에서 들어온 친구였고 차석으로 팀을 이끄는 역할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다른 역할로 이동하면서 차기 팀장이 되었던 후배이다. 스스로를 쉼 없이 발전시키는 스타일이고 부지런한 친구라 더 애착이 갔던 친구였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자신의 분야에서 실무와 현장을 다 경험하며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온 친구였다. 경력으로 입사를 하다 보니 내부의 직원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게 중요했다. 회사 내 정착을 위해서는 업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내부의 직원들과의 네트워크도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었다. 서로에게 업무와 인간적 신뢰가 쌓였고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된 후는 서로를 응원하고 아끼는 관계가 되었다. 서로의 고충을 이야기해도 서로의 사적 대화에 대한 보안은 지켜줄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선배! 요즘 고민이 많아요. 40 중반이 되니 여러 사항들을 고민하게 돼요. 늘 회사에서 나에 대한 포지션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더 나은 삶을 찾으려고 시간을 쪼개서 대학원, 박사까지 밟았는데 회사에 남아야 할지 아니면 대학교에서 일할 기회를 찾아 떠나야 할지 고민입니다. 회사에 남아서 더 성장할 기회를 기다리는 게 나을지 아니면 대학교 교수자리를 찾아서 떠나야 할지요? 수도권 4년제 대학 교수 자리에 합격을 했어요"


잡코리아 20~40대 성인남녀 1,170명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퇴사 사유는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20대의 경우는 '권위적인 회사 분위기' 24.3%와 '워라밸이 불가능한 직장생활' 23.7%를 퇴사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반면 40대는 '불안정한 고용상태' 37.8%와 '낮은 급여' 24.3%가 각각 1, 2위를 차지해 차이가 있었다. 30대는 '불안정한 고용상태' 29.7% 다음으로 '워라밸이 불가능한 직장생활' 23.3% 순으로 퇴사를 부르는 원인 1, 2위에 올랐다.

_퇴사 사유 20대 '권위적인 회사 분위기' 40대 '고용 불안', 성인남녀 퇴사 사유 TOP5? 19.5.7일자. 디지털조선일보


40대는 늘 고용이 불안하다.


 회사 내 입지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나이이다. 후배는 다른 이유보다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고 차곡차곡 준비한 결과로서 행복한 퇴사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후배는 회사 내에서 일의 퀄리티가 우수했다. 그리고 대인 관계도 우수한 친구이다. 회사라는 곳을 다니면서 무엇을 해 나가야 할지 잘 알고 조직이라는 곳에서 어떤 역할들을 해 나가야 할지를 잘 아는 친구이다. 회사 입장에서 그 친구가 퇴사를 하는 것은 손해이다. 그런데 40 중반이 되면 특히 고민되는 게 회사 내에서 자신이 갈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는 것이다. 그 친구에게는 회사 내 직급과 포지션이 거의 정점에 올라 와 있었지만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러 변수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자리라는 게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고도화될수록 상위 자리는 너무 한정되고 좁아진다.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아지기에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스스로가 열심히 살며 넥스트를 준비해 왔고 지금 이 시점에 또 다른 삶을 도전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예전의 교수는 명예직이며 사회에 지식인으로 인정받는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 후배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예전보다는 교수 자리의 위상이 조금은 줄어들었지만 교수라는 자리는 선택받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매년마다 해외 박사 및 국내 박사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수도권 4년제 정교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한다. 대학교의 교수직도 지방과 수도권의 경쟁은 극심한 차이를 보여준다. 수도권은 쟁쟁한 해외 박사학위자들과 경험자들이 지원하는 경쟁의 경쟁 베스트인 자리이다. 결국 여러 심사 과정을 통해 후배가 선택받게 된 것이다. 순수 국내 박사 과정을 밟고 올라온 친구이다. 늘 밤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 해외와 국내에 논문을 재하며 자신을 실력을 증명해 온 친구이다. 단순히 학위만이 아니라 실무, 그리고 공식적인 논문의 양과 질을 검증받으며 합격된 후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네가 퇴사를 하게 되면 손해이지. 내가 본 너는 정말 훌륭한 인재라고 판단되고 회사에 많이 기여해 왔고 향후에도 기여할 부분이 충분히 많이 있지. 그런데 우리 나이가 삶의 방향을 고려해 봐야 할 때이긴 해. 그것을 부정할 수 없어. 늘 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누구에게나. 고민만 하는 사람이냐 그 고민을 진짜로 만드는 것이냐는 각자의 행동과 태도에 달려 있는 거겠지. 너는 그런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잖아. 뭘 고민해! 다른 것을 고민하지 말고 네가 지금까지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배웠던 것과 네가 시간을 쪼개가며 학문적으로 준비했던 것을 어디에 가장 잘 적용할지를 생각해 봐.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지. 더 오래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맞을 것 같아. 급여 수준등도 회사와 학교가 다르겠지만 너의 주도적 삶과 좀 긴 호흡으로 더 다니며 너의 색을 낼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으면 좋겠다. 수도권 4년제 교수가 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내 후배가 되어서 너무 행복하네. 그리고 정말 대단하네. 끝없이 공부하고 새벽에 일어나 자신을 준비하더니 잘 되었어."


  "선배! 진짜로 학교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다가 포기하려고 수없이 생각했었어요. 저도 나이가 많아지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인생이 이쪽으로 풀리려고 하니 지금까지 써 왔던 논문부터 모든 일들이 하나같이 퍼즐처럼 다 맞아 들어가더라고요.  해외박사들도 많이 지원했고 경쟁이 진짜로 치열했고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원한 것은 아닌데 운이 따랐던 것 같아요."



운이라고 하면 후배의 역량을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준비와 어려운 과정이 존재하기에 주변의 운도 따르는 것이다. 운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스스로가 실력을 닦아 놓지 않으면 운이지만 본인에게는 운이 아닐 수 있다.


"축하해. 선택은 네가 하지만 너에게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은 너무 중요한 거야. 교수직으로 가게 되면 교수라는 타이틀에 막혀 학교에서만 머물지 말고 계속 네가 갖고 있는 역량을 확장시킬 생각을 했으면 해. 그래도 너는 학문에서만 계속 몸 담고 있지 않았기에 유연한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어 좋다. 현장을 경험한 게 크게 도움이 될 거야. 축하해"


회사에서 40대라는 나이는 인생의 경로를 다시 한번 조정해 봐야 할 시점이다.


지금 자신이 걸어가는 길들이 자신에게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고민하며 수정할 사항들을 체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또한 새로운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야 할 시기이다. 후배의 전화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후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회사를 다니는 40대들에게는 동일한 고민들의 이야기이다. 회사 내에서도 시간에 쫓기며 일을 해 왔고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박사 과정을 2개나 달성한 친구라는 게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그 어렵다는 경쟁을 뚫고 정교수 자리에 합격했다는 것도 대단하다. 그것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계속 성장시켰다는게 대단하다.


 힘든 것은 누구에게도 있다. 그 힘듦을 어떤 태도로 어떤 방향으로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며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색은 달라진다.


 인생에서 운이 그냥 운이 아닌 것처럼 후배는 자신이 스스로 떠날 수 있는 운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운으로 만든 것이다. 노력하고 자신의 삶에 적극적인 사람에게는 그런 운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나와 회사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삶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며 어떤 태도로 일을 하고 있는가?
우리에게 시간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우리에게 처절한 간절함이 없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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