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는 시원함과 강렬함이 사람들에게 감성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자연을 많이 그리워한다는 의미처럼 느껴진다. 가까이에서 보는 자연의 소리와 모습을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리워했다.
비가 오면 장화와 우비를 입고 나가 비를 맞으면 뛰어놀고 강아지까지 정신없이 마당을 휘접고 다니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즐겼었다. 옷이 젖는 걱정보다는 비를 맞는 느낌이 좋아 자연 그대로 몸으로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젖은 몸을 깨끗이 씻고 라디오를 켜고 마루에 누우면 비와 어울리는 신청곡들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어느새 마루에서 잠이 들고 시간이 흐른 후 낮잠에서 깨면 비가 멈추고 매미 소리가 귀를 울린다. 비로 인한 개운함이 나무의 푸르름과 향기에서 느껴지고 잠에서 깬 아이는 허기가 진다.
허기진 배를 달래주려고 어머니는 찐 감자를 가져와 설탕을 입히고 아이에게 먹인다. 깨끗하게 씻은 개운함이 감자의 달콤함과 입맞춤한다. 허겁지겁 찐 감자를 먹으며 기분 좋다고 아이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머니는 저녁 준비를 하신다고 부엌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아이는 햇볕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흰 뭉게구름 속에 자신의 꿈을 띄운다. 푸른 하늘 위로 흰 뭉게구름이 수없이 많다. 비가 올 때는 어디에 숨어 있다 비가 멈추니 나타나 아이의 마음을 몽실몽실하게 해 준다. 떠다니는 흰 구름 속에 아이도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