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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11. 2023

아이의 성장, 외로움이 밀려오는가?

떠나는 것이 성장하는 것이다. 혼자라는 삶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한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자아를 만들어 간다.


자아가 커질수록 부모보다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지인이 어느 날 전화해서 서운하다는 말을 한다.


"조카아이들이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어린 시절부터 신경도 많이 쓰고 없는 시간도 내서 그들을 돌봐주기도 했는데도 이제는 다 컸다고 살갑게 대하질 않네. 생일에도 전화도 없고 만나도 예전처럼 애정이 넘치는 반응을 보이지 않네"


"당연한 거지. 그들도 컸는데. 자식조차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네가 주었던 애정을 그들에게 바라는 거는 쉽지 않아. 어렸을 때야 고맙습니다고 말하지만 자아가 형성되어 가면서 그런 마음이 작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야. 그들 마음 어디에는 일부가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겠지만 네가 생각하는 건 만큼 크지 않을 수 있어. 서운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걸 서운해할 필요도 없어. 오히려 지금 네가 혼자라서 더 외로워서 그럴 수 있어"


어린 아이였을 때는 어른이 되면 쉽게 상처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상처받기 쉬운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살아있다면 수시로 상처받을 수 밖에 없다.
<매드린 랭글>


어른이 되어간다고 어린 시절 받은 애정을 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애정의 기억이 흐릿해지는 것은 맞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애정을 주었던 대상에 대해 관심이 떨어진다. 하지만 애정을 준 사람들은 그런 모습이 서운하다.


그래도 그렇게 애정을 주며 키워주고 먹여주고 지원해 주었는데 너무 살갑지 않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화도 나고 아쉽다. 애정은 쌍방이 동일한 양으로 오갈 수 없다. 우리도 자라오면서 부모님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늘 받았지 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살아계실 때 전화 한 통 드리는 것도 버거워하다 돌아가시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부모님에게 애정이 없어서기 보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이 우선시되어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인은 미혼이지만 조카들을 애정으로 대했다. 조카들이 커가면서 자신의 애정을 들인 만큼 반응이 살갑지 않자 서운함이 밀려온 것이다.


 가족끼리의 애정 교환은 기브 앤 테이크의 형태가 아닌 기버의 모습이 맞을 것이다. 특히 어린아이가 성장해 가면서 받았던 기억을 가슴 언저리에 묻어 두고 자신의 삶을 항해할 때는 더욱 기버에 대한 고마움의 색은 잊어져 간다. 성장하고 나이가 들어 철이 들면 고마움의 크기를 아는 순간이 생긴다. 하지만 기버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기버는 애정을 받고 싶다는 집착이 생기면 서운함은 커져만 간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외로움과 애착을 버리고 자기 삶 속에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낫다. 주변에 좋은 친구들을 두어 서로 의지하며 자신의 우선순위를 차곡차곡해 나가는 것이 외로움과 서운함을 극복하는 것이다.


자아의 성장은 떠나는 것이다.


누구의 품에서 떠나 세상으로 항해를 나가는 것이다. 기존 것들에 집착하는 자아에게는 성장이 없다. 오히려 과거의 것들을 잊고 지금과 맞닿드리고 도전하며 과거를 잊고 지내는 생활이 더 바람직한 것일 수도 있다.


지인이 조카들에게 서운한 것은 알지만 그것은 그들이 살아가며 행동할 수밖에 없는 거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아직도 아이들이 자신의 품에서 노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들이 오히려 세상에 나가 자신의 길을 찾는구나라고 응원해 줘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보며 너무 서운해하지 말자.


어차피 누구나 나이가 들면 혼자라는 삶의 의미를 깊게 이해해야 한다. 혼자의 삶은 외롭기도 하지만 자신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많은 생각들을 불러오게 한다. 혼자의 삶이 외로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삶으로 자신이 더 강해지고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찾아야 하는 것은 혼자의 삶 속에 몰입을 이끌 수 있는 동인을 찾고 그것들을 해 나가며 삶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인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홀로 서기를 준비해 가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겪는 아이들을 보며 살갑지 않아 서운하다는 생각보다 대견하게 커가는구나라고 생각해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쏟았던 애정을 이제는 자신에게 쏟아 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혼자이기에 외롭고 서글플 수 있으나 결국 남는 것은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혼자서 자란 아이들은 혼자 살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져 있다. 그는 혼자 있는 것이 좋았고 그렇게 훈련되어 왔다. 혼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래서 혼자가 되는 이런 순간에 맞닥뜨릴 것에 대비하여 미리 연습하면서 살아간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어느새 아이들이 커가며 자신도 늙어가는 나이가 되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 시간은 그들과 자신이 보낸 추억으로 남는 것이고 지금의 시간은 그들이 아닌 나 혼자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들의 세상 속을 응원하고 자신이 주었던 애정과 애착을 던져버려라.


그리고 자신의 삶 속에 그 추억들은 묻어 두고 혼자의 삶 속에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를 더 깊게 고민하고 행동하라. 그것이 자신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행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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