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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Mar 18. 2024

성장하는 아들의 모습에 아빠가 녹아든다.

아들과 아빠의 추억들은 인생의 친구로서 관계를 유지시켜 준다.

회사 일로 집을 떠나 살며 아이를 어렸을 때처럼 자주 볼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올 때마다 아들과 함께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잠드는 것은 변함없는 우리만의 시간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추억들이 많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누는 이야기는 시간을 잊게 합니다.


아들은 제가 보지 못하는 사이에 많이 커버렸습니다. 목소리도 변하고 사춘기의 문턱에 들어선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함께한 시간들이 지금도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듯합니다. 대화가 통하고 아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린 시절 그 곁에 있어준 시간들이 지금도 그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고, 아빠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친구라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고 아이가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어떻게 아빠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늘 생각해 봅니다.


그를 믿는 아빠가 되어주고, 그와 함께 답답함을 나누며 풀어주고, 여행을 통해 시간의 기억을 쌓아가며, 그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그의 잘못을 진실되게 이야기해 주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었습니다.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지금도 아빠와 보내는 시간들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어색함이 있다면 서로를 거부할 텐데 그런 거부감 없이 어린 시절의 시간처럼 지금도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며 즐거워합니다.


아이는 학원 숙제에 지쳐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숙제가 많아 학원 가기를 꺼려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2학년의 시간은 놀고 싶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입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앞이 명확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들이 선명하다면 지금의 교육 체계를 유지하지 않겠지만 사회라는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지금의 체계를 유지하며 경쟁합니다.


그 속에서 아이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과거를 돌아보면 공부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자발적인 공부 습관이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라서 학원 스케줄에 끌려 다니지 않았습니다. 자율학습의 습관을 가졌습니다. 지금처럼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적어지는 시대에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교육 비용은 증가하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그래도 그것이 현실이기에 아이도 그 경쟁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안쓰러울 때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학습 태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준비하고 행동하면 좋겠지만 아이는 자신의 방식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걱정할 만큼 넋 놓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와 아들은 늘 평행선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이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며 안아주는 일입니다. 엄마는 매일 아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점을 이야기합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지켜지기를 아들에게 기대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들이 아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엄마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그 말들은 와이프가 아들과 직접 생활하며 느끼는 부분일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미리미리 공부하고 스스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게 늘 그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아들은 할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시작하여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들과 이불을 펴고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엄마가 더 자신에게 친절하고 칭찬도 많이 해 주었으면 좋겠어. 그냥 화가 나 있고 말수도 적어서 좀 그래.”


“엄마의 스타일이야. 그게 바뀌길 바라지는 말자. 그게 엄마니까. 너는 그런 것에 너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해. 너의 모습대로 잘 자라나길 바란다. 아빠는 너를 늘 지지하고 믿으니까 걱정거리가 생기면 언제든지 말해줘.”


아들에게도 숨 쉴 수 있는 여백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나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하고 엄마는 엄한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러한 구도 속에서 아들은 부쩍 자라나고 있습니다.


아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면 그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학생으로서의 정규 과정을 거치며 부모의 영향력이 중요하지만 사회로 나아가 자립과 독립의 과정이 필요한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 아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지금부터 그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고 지지해주고 싶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들과 나누는 추억과 학교 이야기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 밤에는 아들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늦은 시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를 믿고 지지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아빠의 마음을 전달하는 영상으로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동영상을 같이 봅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서로의 진심을 전달하며 잠에 듭니다.



"남자는 자신감이야. 가슴만 뛰는 축구선수가 아니라 가슴하고 내가 같이 뛰어야 해. 축구는 절대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11명이 땀을 흘려 만든 경기다. 경기 결과를 떠나서 오늘 행복하게 경기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흥민이가 안 다치고 지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면서 축구하고 집에 돌아오는 게 그게 가장 좋습니다. 경기할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해야 하지만 경기가 끝났을 때는 우리가 이기고 졌어도 상대에 대한 아량이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손흥민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진짜 노력도 안 하고 만약에 tv나 보고 게임이나 했다면 지금 같은 운도 안 왔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아빠랑 항상 기본기 훈련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운도 따랐던 것 같습니다.""


마음의 기본기를 만드는 과정을 아빠와 해 나가는 아들에게 고맙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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