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영화 속 청춘
인간의 생물학적 고독에 대해 이해를 했으면서도 그대는, 어두운 숲 속에서 눈을 감고 기도한다. 이것이 가설에 불과하기를, 그대는 터널처럼 외로운 날들을 통과하며, 터널 밖의 외로움이 더 헛헛할까 봐 미리 불안해하고, 그 터널 속에서 손전등이 방전될까 봐 더더욱 불안해하지만, 또각또각 일보일보 전진한다.
그대에겐 모든 유년의 기억도 한꺼번에 불어 닥치고, 해내야만 할 일도 한꺼번에 불어 닥친다. 비와 폭풍우 속에서 그대는 그대 몫의 생에 무책임하고 싶어지고 동시에 완벽하게 책임지고 싶어 져서, 폭풍 전야처럼 하루하루 비장하고, 폭풍에 내맡겨진 나무들처럼 흔들린다. <마음사전 중 20대_김소연 저>
그대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그대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 푸르게 젊은 그 육체가 아니라 그 모든 허기와 갈증임을 그대는 도통 모른다. 말해줘야만 겨우 확인 가능해지는 그 비루한 흔들림을 알기에 부드럽고 달콤한 칭찬 한마디를 건네면, 순정을 다해 환하게 짧게 웃는다.
아이스크림과 치즈케이크와 초콜릿과 와플 앞에서처럼, 그대는 젊은 육체를 과신하는 그만큼, 자괴감이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호명하고 있을 그대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언제나 버거운 상대와 겨루고 있는 듯한 팽팽함과 피곤으로 인해 한숨을 푹푹 내쉬며, 날을 세운 감정들이 식음땀처럼 얼굴에서 뚝뚝 떨어진다. <마음사전 중 20대_김소연 저>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나에게 말해 봐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마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기억의 습작_전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