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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Apr 21. 2019

주식 투자에서 간과하는 한 가지 (1)

[서평]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이 책의 리뷰



"주가는 과연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라고 고민을 많이 해왔다. 실적이 꾸준히 좋고 어닝서프라이즈 한 번씩 터뜨리면 주가가 상승하는 걸 알겠는데, 주가와 실적에는 많은 괴리가 있었다. 특히 주가는 실적 변동폭 그 이상을 왔다 갔다 했다. 눈에 자주 들어오는 성장/기술주의 경우에는 적정 주가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도 감이 안 잡혔다. 미래의 기대감과 추정 현금흐름을 현재의 주가로 얼마 정도 끌고 들어와야 하는지 말이다. 좋은 기업인 건 알겠는데. 



나름 만들어나가는 중인 투자 원칙 PPT의 맨 앞 장에는 주가를 설명하는 그림이 하나 있다.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직선은 실적에 바탕한 적정 주가를 의미한다. 그 위아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효율적 시장가설에 반하는 비합리성을 의미한다고 가정했다. 일종의 사이클이다. 다만 여기까지였다. 저 왔다 갔다 하는 포물선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수 없었다. 설명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데 말이다. 주식에 대한 깊이는 여기까지 였다. 저 그래프를 도저히 알 수 없으니 우상향 하는 일직선 하는 기업을 찾으려고 혈안이었다. 그냥 좋은 기업을 찾고 적당한 가격에 사면 언젠가는 주가가 오르지 않을까라 하는 그런 순진한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조금이나마 주식 투자를 하면서 가장 간단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1) 지속적으로 실적이 우상향 하는 기업을 찾아서 2)  매우 싼 가격에 싸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산업들과 기업들의 트렌드와 성공 요인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좋은 기업들을 찾아내야 했고. 이 기업들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산정해야 했다. 다만 과연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데에 있어서 좋은 기업을 찾는 것과 정량적인 밸류에이션만으로 가능하다는 나의 가정에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어도 대중심리가 과열될 때 주가는 실적과 무관하게 상한가를 울렸다. 반대로 우울한 감정이 전염될 때는 아무것도 아닌 소식에 주가가 패대기 쳐지고 했다. 주가를 형성하는 또 다른 하나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기에, 찝찝하지만 가만히 있었다.




이 책은 "그 하나"인 사이클을 설명하는 책이다. 독일 출국 3일 전 학교에서 우연히 보게 된 책이었는데, 당시에는 이 책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포물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줄지는 몰랐다. 책을 읽은 후,



1) 사이클을 알아야 하는 이유 

2) 사이클의 특징 

3) 사이클 위에 어디에서 위치해 있는지 

4)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했다. 



해결된 건 아니지만 방탈출 게임에서 힌트를 두 개 정도 얻은 느낌이랄까. 아래는 인상 깊었던 내용들과 나의 생각이다. 




사이클을 알아야 하는 이유



사이클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유리한 확률을 만들기 위해. 하워드 막스에 따르면 주가는 실적 이외에도 사람들의 심리로 이루어진 사이클에 의해 움직인다. 요인을 하나 더 안다는 것은 확률 상승의 지름길이다. 지금 사이클의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사이클이 과거의 궤적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더 좋은 전략 추구와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훌륭한 실적 이외에 주가를 끌고 가는 것은 사람들의 심리이다. 다만 정량화가 힘드며 주관적이기에 분석적인 성향이 강한 주식 투자자들은 심리가 주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물론 복잡하고 귀찮은 게 싫은 투자자들은 모멘텀이라는 가면 아래 묻지 마 도박을 일삼기도 한다. 


 뛰어난 투자자는 사이클에 주의를 기울인다.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지 알아채고, 중요한 여러 사이클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그러한 것들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이렇게 그는 사이클과 사이클 내의 위치에 대해 유용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 왜 사이클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고자 할 때 필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경향’tendency이다. 앞서 설명한 뛰어난 투자자는 경향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확률을 내 편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시장이 회사의 펀더멘털만을 가지고 가치를 계산하는 훌륭한 계산기라면, 주식 가격은 발행회사의 현재 실적과 미래 실적 전망보다 더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가격은 대개 실적보다 덜 변동할 것이다. 기업의 분기별 실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며, 기업이 가진 장기 잠재력의 실제적인 변화를 꼭 반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식 가격은 일반적으로 실적보다 훨씬 크게 움직인다. 그 이유는 주로 심리적, 감정적인 것이지 펀더멘털적인 것이 아니다. 가격 변화는 펀더멘털 변화를 과장하고 부풀린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된다.”는 말로 되돌아가 보자. 이 개념을 파악하는 것은 사이클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가 정말로 이렇게 말했다면, 이 말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역사의 주어진 범주 안에서 세부사항은 사건마다 다양하지만(선동가의 부상), 기저의 주제와 메커니즘은 한결같다는 것이다.

 

과거의 일은 현재 반복되기 마련이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세컨더리 주식 투자라는 수동적인 영역에서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일어날 반전에 배팅한다는 건 스스로 드라마를 꿈꾸며 확률을 져버리는 것이다. 사이클을 이해하면 “경향”을 통해 좀 더 높은 확률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똑같거나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종종 젊고 늘 확신에 차 있는 신세대는 이 상황을 금융계와 더 크게는 경제계에서 엄청나게 혁신적인 발견인 양 맞이한다. 금융계에서처럼 역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적은 분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과거의 경험은 그것이 결국 기억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한, 현재의 놀라운 기적을 평가할 통찰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원시적 피난처로 치부된다


다만 사람들은 역사의 반복이 이루어지는 것을 간과하고는 한다. 특히 자신에게 그 역사가 다가올 때는.


보통의 투자자는 사이클의 본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는다. • 보통의 투자자는 여러 사이클을 겪어볼 만큼 충분히 오래 투자하지 않았다. • 보통의 투자자는 금융사金融史를 읽지 않아서 과거의 사이클에서 가르침을 얻지 못했다. • 보통의 투자자는 반복되는 패턴과 그 이면의 이유에 주목하기보다 주로 분리된 사건의 측면에서 투자환경을 본다. • 보통의 투자자는 무엇보다도 사이클의 중요성과 사이클이 행동 지침에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하지 않는다.




사이클의 특징


시계추 운동

원점회귀

반복




경제, 기업, 시장 역시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이런 패턴 중 일부를 흔히 사이클이라고 말한다. 사이클은 자연 발생적 현상들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인간의 심리 변화와 그에 따른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은 시계나 달력의 사이클처럼 규칙적이지는 않아도 특정 행동을 하는 데 더 좋거나 더 나쁜 시기를 일으키는 사이클을 만드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사이클은 하나의 패턴이고 인간이기에 발현된다


말했던 것처럼 사이클은 가운데 선을 중심으로 진동한다. 사이클의 가운데 선은 일반적으로 장기 추세, 기준, 평균, 보통 또는 ‘중도’happy medium로 간주되며, ‘옳고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반면 사이클의 극단점은 되돌아가야 할 비정상적 또는 과도한 지점으로 생각되며, 대개의 경우 진짜 그렇다. 사이클은 대개 가운데 선의 위나 아래에 있지만, 결과적으로 평균을 향해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고점 또는 저점에서 중간을 향해 되돌아가는 것은 종종 ‘평균을 향한 회귀’로 설명된다. 이것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볼 수 있는 강력하고 매우 합리적인 움직임이다. 


사이클은 불가피하다. 가끔씩 상승이나 하락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엄청난 극단을 향해 갈 때가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오래된 규칙’을 쓸모없게 만든 지정학, 제도, 기술, 행동의 변화를 들먹인다. 그리고 최근 추세를 추정하여 투자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오래된 규칙이 여전히 적용된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사이클은 다시 시작된다. 결국 나무는 하늘 끝까지 자라지 않듯, 계속 상승하는 일도 완전히 0으로 돌아가는 것도 거의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현상은 사이클을 따르는 것으로 밝혀진다.


도취감 euphoria과 침체 depression 사이 • 긍정적인 발전을 축하하는 것과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 사이, 그러므로 • 너무 비싸지는 것과 너무 싸지는 것 사이


사이클의 시계추 움직임은 극단으로 움직이는 관성과 원점 회귀로 이루어진다. 


이것이 1999년 기술주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탐욕이 시장의 지배적인 특징이었다.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런 ‘신중한 투자자’들은 그저 바보가 된 기분을 맛봐야 했다. 반면 시장을 움직이는 매수자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배를 놓치기 전에 올라타라. 시장은 언제나 효율적이기 때문에 내가 산 가격이 정도를 넘어섰을 리가 없다.”는 것이 슬로건이었다. 모든 이들이 기술주가 끝없이 계속 상승할 거라고 생각했다.


시계추 운동이 극단으로 간 경우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2008년 모기지로 인한 금융위기 때 다시 한번 반복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되었다. 기술주가 다시 한번 버블을 일으킨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탐욕으로 리스크에 대한 태도가 눈에 띄게 너그러워졌고 결국 하나의 틈이 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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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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