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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 순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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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woogeun Jul 05. 2019

불안감에 지지 않기

취업준비생의 자기 위로

가끔 불안할 때가 있다. 이 감정은 마음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다른 일도 좀 해야 하는데, 딱히 허락해주지는 않는다.

불안함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그렇다) 마음을 주면 줄수록 더 악화된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불안함은 스쳐 지나가지 않고 머릿속에 눌러사는 불청객이 된다. 그게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알다시피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군대에서 지어내 본 건데 마음은 조종 가능하고 생각은 머리 위에 떠다닌다. 그리고 어떠한 생각에 마음을 주면 그 생각은 점점 자라난다. 위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생각에 마음을 준 것

부정적인 감정이 처음으로 강렬하게 찾아왔던 건 훈련소 시절이었다. 착잡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군생활 때문이었을까. 밥 먹으러 가던 길이 참 무료하고 길었었는데, 그 길을 걸을 때는 몸이 힘들지 않아 안 좋은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 기나긴 길이 꽤나 원망스러웠고 차라리 훈련을 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당시 난 안 좋은 생각을 아예 하지 않으려고 했다. 생각에 마음 한 번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가도 한 번씩 부정적인 생각에 마음을 주면 그것은 곧바로 나를 정복해버렸다. 끔찍한 일이었다. 결국엔 시간이 해결해주었지만, 꽤나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한다.

왜 옛날 얘기를 하고 있냐면. 요즘엔 취업 걱정이 눈 앞을 가리고 마음을 텁텁하게 하기 때문이다. 불안한 나쁜 생각이 몸 안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듯하다. "오 넌 원하는 곳에 취업을 못할 거야." "남들보다 늦었는데 이거 큰일이구만" "결국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남들과 똑같이 살아갈 거야." 뭐 이런 것들?!

우우우 날 지배하지 말아 줘

\교환학생까지 와서 불안하다고 하면 남들은 뭐하러 그런 생각을 하냐고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그러다가 SNS에서 이런 글을 봤다. 당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건 통제 가능한 일을 당장 하지 않고 있어서라고. 그렇다면 취업 관련하여 통제 가능한 일은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좋은 자소서와 좋은 면접 정도? 아직 꽤나 남았지만 불안하다면 미리 준비하면 된다. 그래서 최근에 아직도 문제조차 나오지 않은 자소서를 미친 듯이 썼다. 아직 꽤나 남았지만. 그러니깐 덜 불안하더라. 신기했다.

그래도 개운하지는 않았다. 군대 시절도 그랬다. 어느 정도 회피하거나 한동안 시간을 가지면 잠시나마 괜찮았지만 완벽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그럴 때 난 외부에 의존했었다. 친한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 연락하여 좋은 얘기들을 잊고 잠시나마 불안은 지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이 아님을, 단순히 회피한 것에 불과한 것을 알았다. 결국엔 불안한 건 나 자신의 문제였다. 불안함을 해결하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 주변의 칭찬이나 말들이 잠시나마 기분 좋게 해 주겠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그러니깐 불쌍한 나 자신에게 힘 좀 불어넣어주자. 불안할 수도 있지만 자신감이 더 클 수 있게 자기 암시라도 해주자. 나는 남들과 다르다. 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고,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만일 네가 원하는 곳이 안되더라도,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고. 결국엔 네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최근 스윙스가 언급한 "자기 암시"라는 콘텐츠에서 힌트를 얻었다.

또 최근 읽은 책에서 읽었던 글귀 중에 자존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있었다. 나를 자기 자식을 대하는 것처럼 대하는 것. 만약 내 자식이 지금 이렇게 취업 앞에 벌벌 떨고 있었으면 어떡했을까? 그리고 내 자식이 열심히 해왔더라면? 100% 믿어주고 안되더라도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을 100% 확신하며 힘을 불어주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이 방법들을 한 번씩 사용하다 보니 과거에는 나 자신에게 왜 이리 모질고 빡빡하게 굴었는지 싶기도 하다. 결국 다 잘되었을 텐데.

정리하자면, 불안감을 이기려면 게으르게 있지 말고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남은 시간에는 나를 쪼아댈 것이 아니라 응원도 한 번씩 해주고. 그런데도 불안하면 다시 할 일을 보충하고 다시 힘도 불어넣어주고. 반복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