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혼자라는 방식으로 살아낸다는 것〉

『혼자여서 괜찮은 날들』

by 박동욱

사람은 결국 혼자 살아간다.
가족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연인이 있어도,
가장 깊은 순간에는 언제나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고요한 순간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여행을 떠나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나이 들어가는
그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삶에 대해.

누군가는 ‘혼자’라는 단어에
외로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혼자라는 건 결핍이 아니라
존재의 한 방식일 뿐이라고.

혼자 사는 삶은 때때로 서늘하다.
아플 때,
힘들 때,
문득 누군가가 그리울 때,
이런 생각이 스친다.
“이렇게까지 혼자여도 되는 걸까.”

하지만 그런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알게 된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내가 나를 돌보는 방식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혼자여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혼자이기에 더
버티고, 다독이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삶은 누구에게도 완성된 형태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늘 어딘가 비어 있는 채로 살아간다.
그래서 사랑하려 하고,
때로는 기대고 싶고,
또 어떤 날은 완전히 혼자가 되고 싶어진다.

중요한 건,
그 어떤 순간에도 나 자신을 버리지 않는 것.
그게 혼자 사는 사람의 품위이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의 철학이다.

혼자여도 웃을 수 있어야 하고,
혼자여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 하며,
혼자여도 멋을 잃지 않아야 한다.

삶은 결국,
얼마나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다.

그 어울림이 꼭 누군가와의 관계일 필요는 없다.
나의 방과, 냉장고와, 감정과,
무엇보다 나 자신과 잘 어울리는 사람.

그게 진짜 어울림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수없이 많은 거울 앞에 섰다.
그 거울 속에는
과거도 있었고,
지금의 나도 있었으며,
때때로 미래의 내가 보이기도 했다.

혼자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놓았던 날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외로움 속에서
다시 나를 붙잡았던 순간들.

그 모든 시간은
나를 무너지지 않게 만든 기둥이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말할 수 있다.

“혼자 살아도 괜찮다.
아니, 꽤 잘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혼자라면,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그 고독의 공간을
조금씩 나답게 채워가기를.

그리고 언젠가,
혼자인 나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기를.

왜냐하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나 자신과 먼저 친해지는 일이니까.

혼자라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우아하게,
충분히 멋지게,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나,
그렇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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