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인종

오늘의 詩

by 박동욱

글 쓰러 정처 없이 걷다가
눈이 가렵고 콧물이 뚝, 마음이 먼저 아니라
몸이 먼저 계절을 알아챘다.
바람 끝이 차가워졌다는 걸
코끝이 가장 먼저 신고한다.


아, 환절기.
가방 앞주머니에 늘 넣어 다니던 알레르기 약을 꺼내
물 한 모금과 함께 삼키니
소동이 잦아든다.
불편함은 사라지고, 남은 건
가을이 왔다는 확실한 증명서.


몸은 참 솔직하다.
달력을 넘기기 전에
작게 울리는 초인종을 들려준다.
오늘, 나는 알약 하나와 함께
가을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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