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위에서 나를 마주하다 #6 쓰고 싶은 이야기,

#6 쓰고 싶은 이야기, 이제는 쓰겠다

by 박동욱

예전에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떠오르는 소재들도 많았다.
실제로 노트북엔 시와 소설이
10여 편 가까이 저장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노트북이 고장 나면서
백업도 하지 못한 채 모든 글이 사라졌다.
그 순간은 정말 허탈했고,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그 글을 쓸 때의 감성이었다.

줄거리나 설정은 아직도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지만,
그때의 감정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어 쓰는 것이 어려웠고,
결국 다시 펜을 들지 못했다.

지금은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쓸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감당할 에너지도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짧게라도 글을 쓰자.
매일이 아니어도,
내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마다 쓰자.

30대의 감성으로 썼던 글,
40대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이야기—
지금은 그 감정을 완전히 따라갈 순 없지만,
지금의 나, 지금의 감성으로 쓸 수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가기로 했다.

그간 하고 싶었던 이야기,
떠올랐지만 미뤄뒀던 표현들,
메모처럼 흘려 썼던 문장들까지
이제는 하나하나 다시 기록해볼 것이다.

물론 몇 날 며칠 지나
글감도, 생각도 사라져
또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멈춘 게 아니라 쉬고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그 순간의 감정,
짧은 생각,
아니면 창밖을 보며 느낀 날씨의 느낌이라도
나는 내 글밭에 하나씩 심을 것이다.

그 씨앗의 결말이 어떤 열매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계속 써나갈 것이다.


글이 멈춰도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다시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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