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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지식채널

5. 영혼의 물을 담은 오브제

볼 수 없는 향의 세계를 시각화하고
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 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것을 담은 용기인 만큼 아름다워야 하고,
액체인 향수와 긴밀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향수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다름 아닌 향수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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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디자이너인 세르주 망소Serge Mansau의 말이다.

향수에 있어서 용기는 또 다른 것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다. 향은 음악이나 미술처럼 악보와 색처럼 보여지는 세계가 아니다. 오직 향 크리에이터의 후각적 감각에 의존해서 만들어지는 감각의 예술인 것이다.




퍼시 캉프Percy KEMP의 소설 ‘머스크Musk'에서는 용기와 포장에 따라 향의 냄새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게서..... 다른 냄새가 난다고?"
종업원이 가고 나자 그가 물었다.
"네, 내 생각은 그래요. 같은 냄새면서도 약간 달라요."
그녀는 심호흡을 하면서 말했다...
"나는 변함없이 같은 향수를 쓰고 있어."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냄새를 맡았다. 이번에는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나는 40년 전부터 같은 향수를 쓰고 있지."
그는 자부심을 가지고 덧붙였다
"그러면 바뀐 것은 당신의 살 냄새군요."
이브는 화제를 바꾸고 싶어서 이렇게 둘러댔다.
"난 방금 전에 향수를 다시 샀어. 똑같은 것으로 포장하고 용기만 바뀌었더군."
"그러면 그 용기 때문이에요."
"뭐라고? 용기가 어째서?"
"향수의 후각적 형태가 포장의 영향을 받는데요. 내가 예술가들을 가르치니까 알잖아요. 그 모양이 매우 중요하다는군요."
"단순한 병 모양이 어떻게 향수처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공정에 영향을 준단 말이지?"
엠므 씨는 믿으려 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병은 향수의 후각적 형태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발산되는 방법을 부분적으로 결정짓는대요. 외부 온도, 기압, 그리고 물론 향수를 쓰는 사람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다른 요인들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다만 향수병만 달라졌다는 점이에요." 이브가 말했다.
"두 사람이 같은 향수를 썼을 때는 다른 냄새가 날 수 있지. 그러나 같은 사람이 같은 향수를 썼는데도 향수병 모양에 따라 냄새가 달라진다는 말은 나로서는 믿기 어려워."
불안해진 엠므 씨가 말했다.

"그렇지만 사실인걸요. 한 양조통에서 제조된 포도주라도 어떤 잔으로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같은 피아니스트가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어떤 피아노로 치는지에 따라 음색이 달라질 수 있어요."

새 병의 내용물을 헌병에 완전히 다 옮길 수가 없었다. 병 바깥쪽과 엠므 씨의 손에 상당량의 향수가 묻었다. 엠므 씨에게는 내용물보다 그릇이 더 중요했으므로 그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엠므 씨는 뚜껑을 닫아서 벽장 속에 고아 모셔 두었다. 다시는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도록, 그에게는 이제 구하기 힘든 향수병이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내용물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엠므 씨가 성직자라면, 벽장은 제단이고 향수병의 자리는 성막과 같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화체(化體) 주1) 가 진행 중이라고.
이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고, 향수병의 형태가 향수의 냄새를 변형시키는 일은 그의 몫이 아니다. 주2)


『내게서..... 다른 냄새가 난다고?』

애인으로부터 들은 이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용기 때문에 냄새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가 젊었던 시절부터 사용해 왔던 그만의 향수 ‘머스크’는 천연 머스크로 만들어졌던 것이고, 이제는 그 천연 향료를 사용하여 -40년 동안 그가 사용해 왔던- 더 이상 향수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고의 조향사가 만든 합성 머스크가 향수가 있지만, 엠므씨에게 그것은 자신만의 머스크가 아니었다. 한순간에 그의 젊음이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에 엠므씨는 좌절한다. 그리고 자살을 하게 되며 남은 천연 머스크를 사용해서 시신을 처리해달라는 말을 남긴다.


사실 그의 향수 머스크는 단순히 향수가 아니었고, 그의 허영심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었으며, 그의 젊음 자체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천연 머스크의 향기가 향수의 냄새를 결정적으로 변화시키기는 했지만, 용기와 포장에서 느껴지는 향취가 그에게 변화를 알려주는 냄새가 되었던 것이다.




머스크는 엠므만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여성 편력은 그가 머스크 향기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서 이루어졌으며 헨리 3세는 극도로 머스크를 좋아해서 그가 만진 모든 것이 머스크 향을 풍길 정도였다. 나폴레옹의 아내 죠세핀 또한 도취적인 사향을 선호하여, 그녀의 드레싱 룸에는 과다할 만큼 많은 향이 있었는데, 향이 너무 강해 나폴레옹이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녀가 죽고 난 후에도 기거했던 파리의 말메종 아파트는 오랫동안 사향의 냄새가 배어 있다고 하니 얼마나 머스크 향을 좋아했는지 추측할 수가 있다.


꽃이 부드러움과 밝음, 달콤함의 절정으로 여자의 아름다움을 향상시킨다면, 동물 향, 특히 머스크는 그 자체가 자신들을 위한 하나의 도구였다. 밝음보다는 어둠, 낮보다는 밤, 화이트보다는 블랙이 어울리는 머스크는 생명력과 활력을 강조함으로써 몸을 아름답게 한 것이다. 오늘날의 조향사들은 이러한 머스크의 매력에 빠져 지하실의 서늘한 어둠 속에서 퍼져 나오는 향의 통로를 따라서 적절한 머스크의 양으로 대부분의 향수에 느낌이 좋은 후각의 재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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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향수용기는 단순히 향료를 담는 목적으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은 작품으로 인식되었다. 도자기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용기는 고체 상태의 향고ointment, 천연 꽃잎이나 나무껍질, 수지 등을 저장하는데 사용되었다. 뒤에 액체 상태의 향유가 만들어지자 도자기나 금속으로 만든 용기는 변색 또는 증발되기 쉽다는 것이 밝혀져 이를 대체할 새로운 용기의 필요성이 절실하였다. 이때 나타난 것이 유리이다. 유리는 변색과 향료가 새고 증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아름다운 색과 모양으로 제작할 수 있었으므로 향수를 담는 용기로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이집트의 향수용기 중에 초기 유물은 방해석(설화석고)과 얼룩 마노석을 파내서 만든 것이며, 그 이후 대부분의 이집트 향수용기는 터키식 플라콩Flacon(병)과 같은 불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졌다.


지금과 같은 알코올로 용해된 향수는 중세 연금술사들이 모든 물질을 금으로 환원시키는 물질인 엘릭시르Elixer주3)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을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향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알코올을 만듦으로써 원료로만 머물던 향료를 향수로 거듭나게 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 이전의 유리용기는 향수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예술과 산업의 영역이었다. 향수와 용기의 생산 조합(길드)이 달랐기 때문에, 향수는 약병에 담겨 향수 가게나 약방에서 팔았고 용기는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하였기에 고급 향수병은 왕족이나 귀족들의 전유물로 일반인들은 쉽게 구할 수가 없었으며, 중세 유리의 화려한 등장은 문화 사조와 무관할 수 없었다.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등을 거치며 예술문화와 용기 산업은 함께 하였던 것이다. 체코 프라하를 중심으로 한 보헤미안 그라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의 무라노 그라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랄리크, 바카라, 생 루이 등은 아직도 그 맥을 잇고 있다.


13세기에 이르러 많은 유리 공장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라노 섬으로 옮겨 갔으며, 이 섬에서 만든 제품이 유럽 유리의 주종을 이루었다. 15세기경 베네치아에서 향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을 무렵 유럽의 향수용기는 대부분이 이탈리아산이었다. 이곳에서 만든 것은 무채색의 엷은 빛을 띠고 우아한 장식이 있으며, 자그마한 꽃들이 무수히 핀 것 같은 밀레피오리주4)기법을 사용하였으며, 피렌체 유리 세공가들은 수정을 깎아 향수병을 만들었다. 이러한 이탈리아산 향수병들은 앙리 2세의 왕비인 이탈리아인 카트린느 메디치에 의해 프랑스에 유입되었다. 생제르망 엥 라에Saint Germain en Laye에 유리 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지만 초기 제품은 이탈리아산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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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피렌체 향수병, 밀레피오리, 무라노 글라스


17세기 후반 부르주아의 향수 애용이 본격화되면서 보다 싼 향수병의 생산을 더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같은 수요는 지금껏 사용해온 세공 유리병이 아닌 주형을 불어넣어서 만든 유리병을 탄생시켰으며, 이후 이 유리병은 유리가 두껍고 깊은 색조의 붉은빛을 띠며 양각 무늬로 장식되었는데 대부분 로코코 양식의 소용돌이무늬와 19세기 고딕 양식 부흥기의 아치 모양, 트릴포일주5) 등을 모방하고 있다.

그 밖의 유리병들은 그냥 불어서(blow-pipe기법) 만든 것이었다. 향수 유리병 생산은 제국주의의 바람과 비더마이어 양식 붐이 일어났던 19세기 초반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으며, 채색이 대규모로 유행하였고 정교한 세공, 도색이 이루어졌다. 빛은 향수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키므로 채색된 유리병은 색이 없는 유리병에 비해 향수 보관에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색을 내기 위해 금속성분이 유리에 첨가되었다.


산업혁명은 향수 산업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유리병과 향수 길드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오늘날의 향수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향수의 대중화를 겨냥한 본격적인 향수회사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새로운 예술사조인 아르누보Art nouveau주6)와 아르데코Art deco주7)는 향수용기의 혁명을 가져다주었다.

1900년 월드 페어의 놀라운 일중의 하나는 르네 랄리크Rene Lalique의 출현이었다. 현대 향수용기와 유리 공예의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랄리크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향수용기들을 창조했다. 랄리크가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용기를 고안해내기 시작한 시기에 향수는 본격적인 현대 향수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향수용기가 일개 제품이 아니라 유리공예가의 영혼을 불어넣은 예술품으로 대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르데코의 영향 아래 장식은 명확하고 조화로운 환경의 창조물로 인식되었다.




패션 디자이너 폴 푸와레Paul Poiret는 이 움직임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이해한 사람이었다. 샤넬에 앞서 1911년에 향수회사 로진Les Parfums de Rosine을 만들었다. 유리, 크리스털, 직물, 금속 등 새로운 재료를 향수용기에 접목함으로 향수용기의 재료에 더 이상 제한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샤넬은 No5의 극도로 단순화된 디자인의 향수용기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뚜껑을 선보여 패션 디자이너의 창작품으로 손색이 없었고, 1925년 레이몽 겔랑 Raymond Guerlain에 의해 디자인된 샬리마Shalimar주8)는 아르데코의 뛰어난 작품 중 하나였다. 미드나이트 블루의 뚜껑과 함께 스리랑카 정원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 용기는 바카라 크리스털에서 한정 생산된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전히 아르데코 시대인 1927년 아르망 로토Armand-Albert Rateau는 랑방Lanvin의 아르페주Arpege, Arpeggio주9)를 위한 검은색 원형 용기를 디자인했다. 금으로 장식되었고 라즈베리 모양의 뚜껑을 가진 이 용기는 패션 디자이너의 그림으로 꾸며졌다.

평화를 상징하는 두 마리의 비둘기가 장식된 레르 뒤 탕L'Air du Temps주10)은 로베르 리치에 의해 세상에 나온 향수이다. 이 향수의 용기는 1947년 랄리크의 아들인 마르크 랄리크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영원한 여성스러움과 로맨티시즘의 회귀를 상징했다. 전시 중에 잠시 비둘기 장식이 하나로 줄어 평화를 기원하기도 하였지만 다시 두 마리로 재결합시킨 재미있는 디자인 중 하나이다.

Untitled-1.jpg ❶ 샤넬 넘버 5 ❷ 샬리마 ❸ 아르페주 ❹ 레르 뒤 텅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부터 향수 산업에 대한 개념은 근본적으로 수정되기 시작하였다. 대량판매의 시대가 도래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모든 향수회사들은 누가 그들의 고객이 되고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자문해야 했다. 우선적으로 향수용기는 새로운 투자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경제적인 요구와 더불어 심미안적인 질과 연결되었다. 전문적인 용기 디자이너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면서, 용기 디자이너들은 심미적이고, 기술적인 면의 훈련과 숙달 그리고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며 예술품을 만들고자 하였던 것이다. 하나의 향수용기를 만드는 것은 향기를 맡고 이해하며 그 향기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영혼의 액체를 공간에 가두어 둠으로서 공간을 싸고 있는 용기가 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랑콤의 포엠Poeme주11)용기를 만든 파비앙 바롱Fabien Baron은 이렇게 말했다.

포엠의 용기는
한 줄기 빛이 프리즘을 통해 보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바뀌는 것을 보여준다.
시를 통하여 현실세계가 다원화되고 보다 아름답게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시 란 한 가지 결론으로 이끌어낼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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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향기로 표현하고 또 용기로 그 느낌을 전하였으며, 곡선과 직선이 입체적으로 만난 황금색 투명 용기에 빛은 화사하게 통과한다. 기하학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이 용기는 빛의 프리즘을 통해 화려하게 분사되는 임팩트로 포엠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는 빛으로 시를 표현한 것이다.


샤넬의 용기 디자이너 자크 엘루Jacque Helleu는 향수 알뤼르Allure주12)에서 우아함, 개성, 지성, 신비, 투명함, 세련됨을 세로가 길고 직사각형인 투명한 병과 작은 뚜껑과 프레시한 느낌의 로고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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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동양의 사랑이 하나가 되어 이룬 겐조 향수 일화를 보면 겐조와 용기 디자이너 세르주 망소가 함께 길을 걷던 중 겐조가 말없이 손바닥에 조약돌 하나를 얹어 망소에게 보여주자 망소 또한 말없이 그 돌 위에 길거리에 피어있는 꽃 한 송이를 얹어 보여주었다. 그 둘은 이미 하나의 형상에 예술적 영감이 교차되었음을 알았다. 바로 그 모습이 나중에 겐조 향수병의 디자인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Kenzo-Flower-in-the-air-04.jpg 세르주 망소가 디자인 한 Kenzo Flower In the air

향수용기는 시대마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디자인에 차이를 보인다. 중동에서는 화려하고 비싼 재료로 만들어진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일본인들은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를 좋아한다. 1970년대에는 주로 기하학적 형태와 새로운 소재의 사용이 인기를 끌었고, 1990년대에는 고전적인 형태로서 새롭게 개발된 재료와 색채의 사용으로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소비자가 제품과 동일시되는 느낌을 주도록 하였다. 아마도 21세기는 ‘테크놀로지’를 추구하는 디지털 형태와 환경과 자연을 중요시하는 ‘내추럴리즘’에 근거한 용기 디자인이 주류를 이룰 것 같다.


향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과 디자인, 용기, 론칭에 관련된 사람들 그리고 투자가 한 공간에 모아져야 한다. 지금 우리에겐 서양의 향수만 있고 우리의 것은 없다. 이제 많은 이들이 향과 용기, 그 예술품에 대한 관심을 가져봄이 어떨지, 이것은 나만의 바람일까?


Olfactory Director, 2020


주)

1) 성찬의 빵과 포도주가 예수의 살과 피로 실체적으로 변함을 뜻한다.

2) 퍼시 캉프(Percy Kemp), ‘머스크’. 용경식 역. 끌레마, 2008, pp20-23, 31-32.

3) Elixir : 원래의 뜻은 약 또는 건조한 가루를 말하며, 화학에서는 액체액, 약학에서는 추출이나 유화액을 의미한다. 전해져 오는 연금술 이론에 따르면 전설적인 기적의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부터 현자의 돌이 얻어진다고 한다.

Millefiori: 1천 개의 꽃이라는 뜻.

Trilfoil: 교회 건축에 쓰이는 아치로 큰 아치 밑에 작은 아치 세 개가 배열되어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럽에서 일어난 건축, 공예의 새로운 양식. 자연에서 얻은 유동적인 곡선을 사용한 것이 특징.

자크 겔랑에 의해 창조된 오리엔탈 계열의 향수(1925). 샬리마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사랑의 사원’이라는 뜻이며 인도의 타지마할 궁전을 의미한다. 송인갑.『향수(The Story of Perfume)』. 한길사, 2004, p94.

아르망 라토가 디자인 한 검고 둥근 용기의 향수(1927). 처음에는 60여 종의 향을 내다가 마지막에 아이리스와 바닐라향의 여운으로 마무리되며 이 향수는 쟌느 랑뱅이 음악가였던 그의 딸 마리 블랑슈를 위해 아르페주로 이름 지어졌다. Ibid., p130.

‘시간의 흐름’을 뜻하는 플라워리 스파이시 계열의 향수(1948). 랄리크에 의해 디자인된 향수용기의 뚜껑은 두 마리의 비둘기가 장식되어 있지만 2차 세계대전 때 잠시 한 마리로 줄기도 했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Ibid., p111.

'시‘라는 뜻의 여성 향수로 플로럴 계열의 따뜻하고 동시에 신선함을 주는 향을 지녔다. Ibid., p133.

알뤼르: 탑, 미들, 베이스 노트의 전통적인 3원 구성을 탈피한 6가지 파세트(facette: 결정면)의 플러랄 향수(1996). 나이와 인종을 초월해 모든 여성에게 잘 맞으며, 잔향이 오래 남는다는 특징이 있다. 송인갑.『향수(The Story of Perfume)』. 한길사, 2004, p180.

겐조 파르푕 데테(Kenzo Parfum D'Ete)를 말하는 것이며, 촉촉하고 싱그러운 푸른 잎의 향기를 주제로 한 우디 계열의 향수이다(1992). Ibid.,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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