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하얀 아이의 향기, 지방시 프티상봉
“마들렌의 한 조각이 부드럽게 되어 가고 있는 차를 한 숟가락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부스러기가 섞여 있는 한 모금의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소스라쳤다.…”
기억해내지 않아도 그리워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후각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프루스트 효과는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래되었다.
갓 구어 낸 바게트, 감칠맛 나는 소스를 뿌려 만든 생선 요리, 하우스 와인 그리고 얇은 빵 사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고 초콜릿을 듬뿍 얹은 디저트!
향수 마을 그라스의 식당인 라 토크 블랑쉬(La Toque Blanche, 요리사의 하얀 모자)에서 지중해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하얀 시간을 만난다.
유아 패션디자이너인 카트린느 팡방catherine painvin은 오랫동안 유아와 어린이 패션에 어울리는 향기를 창조하기를 갈망하였다.
그러다 지방시의 장 쿠티에를 만나게 되었고, 그는 그녀의 브랜드에 매료되어 함께 개발하기로 한다,
지방시는 기존의 향수와는 달리 자극적이지 않으며, 아이의 순수함과 어우러진 하얀색의 무알콜 향수인 ‘프티상봉’을 창조하였고, 이 이름은 팡방이 시골집에 있는 다락방에서 우연히 '달콤하고 향기롭고 모든 것이 좋다'는 뜻을 가진 ‘프티상봉Ptisenbon'이란 이름을 발견하면서 네이밍 되었다.
이렇듯 지방시와 카트린느 팡방의 만남에서 태어난 프티상봉의 발매는 아이들에 대한 첫 번째 향수가 되었고, 프티상봉의 향은 성공을 거두며 진화하여 계속해서 새로운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탑 노트는 신선하고 가벼운 플로리다 오렌지, 베르가못, 민트, 레몬으로 이루어진 시트러스계의 상쾌함을 가져다주며, 미들 노트는 자연이 숨 쉬는 산골짜기의 백합과 재스민, 허니서클, 위스테리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순수함으로 채웠나간다. 마지막 베이스 노트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속 오크모스의 깊고 오묘하지만 은은함이 묻어나는 향기로 드러난다.
바로 세속에 때 묻지 않는 아이의 순수함이 가득한 하얀 이미지, 그것을 향기로 옮긴 것이다.
물론 이 향수는 아이보다는 어른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말이다.
한 소녀의 얼굴에서 또 다른 프티상봉을 만난다.
19세기 러시아의 화가인 이반 니콜라예비치 크람스코이Ivan Nikolaevich Kramskoy가 그린 소피아 크람스코이의 초상Portrait of S. I, Kramskoy으로 이 그림은 그의 딸인 소피아 크람스코이를 그린 것이다.
그녀의 모습은 그가 늘 강조해왔던 순수하면서도 미지를 꿈꾸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딸의 모습에 투영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꽉 다문 입술과 반듯한 코, 하얀 피부와 아름다우면서도 지적인 눈, 이 모든 것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도톰한 입술과 입술 끝에서 묻어나오는 미지의 미소가 무알콜의 순수함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프티상봉에는 늘 함께하는 이름이 있다.
‘타티네 쇼콜라Tartine et Chocolat’다.
향수용기의 하단에 표시된 이 이름은 마담 팡방이 창조한 유럽 귀족의 복식문화를 기본적인 모티브로 하고, 독특하고 온화한 파스텔 색조와 디자인으로 귀족 감성을 표현하는 프랑스 아동 의류 브랜드이다.
그녀는 “새로운 아동문화”를 제시하였는데 즉, 유아의류, 유아용품과 일상생활 간에 서로 완벽하게 화합을 이루어 어린이로 하여금 수준 높은 새로운 의류문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바로 아이들을 위한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로, 그 첫 번째 가게인 ‘타티네 쇼콜라’는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지역 중 하나인 ‘생 오노레Saint-Honore’가에 문을 열게 된다.
타티네 쇼콜라를 직역하면 ‘버터빵과 초콜릿’이라는 뜻이나, 실제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방과 후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말한다.
그래서 프티상봉은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한 향기라는 말인 것이다.
피에르 베시스Pierre Bessis에 의하면 향기를 표현하는 메시지이자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향수 이름은 발음이 아름답고, 제품의 이미지와 일치하며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얀 도화지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그 여백을 메운 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향기의 여백은 향수를 애용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것은 아닐까?
Olfactory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