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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YB Apr 12. 2024

영양학계 최고 권위자가 알리는 건강에 대한 오해 5가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책 리뷰


흔히 채식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몸이 비실비실해진다, 풀만 먹으면 힘이 나지 않는다,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영양가 높은 음식을 권할 때, "신선한 채소 먹어!"보다 "고기 먹어!"와 같이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단백질 신화는 우리 인식에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왜 사람들은 채식을 유지하는 것이 몸에 좋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아무리 제시해도 다시 단백질 신화에 사로 잡히는 걸까? 육가공품과 붉은 육류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2군 발암 물질이다. 1군은 담배, 매연, 비소 등이고 사실상 육류가 먹을 수 있는 것 중 제일 악독한 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채식이 건강하다는 지표를 아무리 알려줘도 사람들은 여전히 단백질 결핍을 걱정한다. 우유를 마셔서 칼슘을 보충하고, 고기를 먹어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부족해 따로 단백질 보충제를 챙겨 먹지 않으면 근손실이 일어날 거라 믿고 호들갑을 떠는 이들이 왜 이리도 많은 걸까?


이는 엄청 난 돈을 거머쥔 기업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식습관을 채식으로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강력한 힘과 영향력을 손에 넣은 다이어트 산업계, 의학계, 식품 산업계가 대중이 영양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을 막대한 거액을 쏟아부어 통제하고 있다. 기업의 최대 목적인 이윤창출에 따라 자신들의 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그들의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다. 과학계, 의학계, 기업과 대중매체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건강보다는 이윤을 추구한다. 영양과 관련된 혼란은 대부분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연구되어 정치가나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의심받지 않고 퍼져 나간다.




거짓 보고서 썰 : 말도 안 되는 상식은 어떻게 퍼져나간 걸까?

미국 코넬대학교 영양학교수 콜린 캠벨의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는 이러한 일이 식품 영양학계에 얼마나 팽배하게 일어나는 지를 피부로 생생하게 느낀 사례가 나와있다.


그가 영양학 연구 경력이 많지 않았던 1979년의 일이다. 이미 미국 국립과학원의 식품 및 영양위원회가 육류, 유제품, 계란 산업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사실은 학계의 점심과도 같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원 회장 핸들러는 그러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식이요법, 영양, 암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보고서를 작성하고자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그 보고서를 작성할 13인의 과학자 중에 콜린 캠벨도 있었다.


한편, 당시 거대 식품 회사에서 컨설턴트를 하여 수입의 10퍼센트를 봉사의 대가로 얻고 있는 올슨은 식품 업계와 강한 유대를 맺고 있었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미국의 식품 산업이 암의 원인으로 지적받아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친기업적 성향을 지닌 식품영양위원회의 위원들은 이외에도 훨씬 많다. 동물성 식품 회사가 제공하는 일등석 비행기표와 상당한 액수의 컨설팅비라는 혜택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1980년 4월, 위원회는 직접 쓴 보도자료 제안서를 돌렸다. 그 제안서는 '육류와 지방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맥거핀의 보고서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글이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자는 권고를 사기라고 규정하는 것이 지금에야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로 보이지만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믿고 퍼뜨렸다. 콜린 캠벨은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처음 드러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흡연을 옹호하는 건강 전문가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담배를 변호했다.


위원회에 참석한 과학자들 대부분이 식이요법, 영양에 관해서 맥거핀의 식이요법 목표가 타당하다는 과학적인 결과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자료 제안서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적혀있었다. 콜린 캠벨은 MIT 재직 시절 잘 알고 지내던 영양학과 교수 알프 하퍼와 같이 보도자료에 동의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었다. 무의미하고 내키지 않는 논의가 계속되다가 끝내 위원회에서는 이 보도자료를 포기하기로 결정되었다.


위원회가 있은지 2주 후, 콜린 캠벨은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보게 되었다. 뉴스에서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보았던 보고서를 논의하고 있었다. 고지방, 육류 위주의 미국식 습관을 옹호하고 기본적으로 미국인이 가지고 있는 식습관이 좋다고 확인하는 전개였다. 위원회 참석자인 콜린 캠벨이 봤을 때 이 것은 진위가 불확실한 일이었다.


뉴스에 출연한 톰 브로코는 자신 있게 맥도널드 햄버거는 좋은 음식이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톰의 견해는 당시 과학계의 견해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았으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내부자 외에 몇 없었다.


이일이 있은 후, 콜린 캠벨은 영양 관련 사기가 영양학계에 팽배해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왜곡된 대중의 신뢰를 바로잡기 위해 문제를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영양학협회 회장 올슨에 의해 위원회에서 빠지게 되었다. 당시 콜린 캠벨은 경력이 얼마 되지도 않는 뽀시래기에 불과했고, 선배들이 휘두르는 무시무시하고 강력한 힘에 굴복하여 끝까지 남아서 싸워보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미 학계에 공공 건강을 증진할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을 내보낸 뒤에 작성된, 당시 미국과학건강협회의 권위 있는 보고서에 나와있는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콜레스테롤은 심장질환과 관계가 없다."

"식품 방사선 처리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과학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환경호르몬(PCB, 다이옥신 등)은 건강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사카린은 발암 물질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를 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제한해서는 안된다."


지금에야 얼토당토않는 소리로 들리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그들은 식품 기업으로부터 자금의 76퍼센트를 지원받고 있었다.




영양소 환원주의 1 : 비타민 영양제를 꼭 먹어야 할까?

콜린 캠벨이 국립과학연구원에서 식이요법과 암에 관한 결과를 연구했을 때의 일이다. 보고서에는 암과 비타민 A, C, E, B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적었다. 이런 영양소는 약이나 보충제가 아니라 음식에서 얻어야 한다는 권고와 함께 말이다.


"이 권고는 식품에서 얻는 영양소에만 적용되지 개별적 영양소를 함유한 식이요법 보충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보다 더 명백하게 선을 그을 수 있을까?


하지만 식품 산업계는 보고서를 보고 재빨리 돈을 벌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만 캡쳐하여 비타민 제제 광고에 사용했다. 약과 음식이 다르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이 영양제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식으로 선전한 것이다. 그에 대한 정당성을 증명하는 자료로, 콜린 캠벨이 명백한 권고를 진술했던 정부 보고서를 부적절하게 인용했다. 이것이 상업용 비타민 보충제라는 새로운 거대한 시장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수천 개의 지점을 거느린 제너럴 뉴트리션은 이런 방식으로 헬씨 그린스라는 초히트 상품을 판매해냈다. 헬씨 그린스는 비타민 A, B, C, E, 베타카로틴, 셀레늄, 그리고 건조채소 0.5그램이 들어간 복합비타민제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검증받지 못한 제품을 광고했다. 미국연방거래위원회는 이러한 광고를 금지하기 위해 제너럴 뉴트리션과 3년간 법정 공방을 벌였다. 제너럴 뉴트리션은 재판 비용으로 7백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국립과학원은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콜린 캠벨을 전문가 증인으로 내세웠다.


결국 뉴트리션 사는 1988년 허위광고 선고를 받고 60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폭발적인 영양제 시장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비용이었다.





영양소 환원주의 2 : 탄단지 비율 계산, 진짜 의미가 있을까?

전체 식품을 특정 영양소가 미치는 영향으로 특징하는 것이 현대 의학이 저지른 가장 치명적이고 악독한 실수이다. 햄버거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고기 패티에 들어있는 포화 지방 몇 그램을 계산해서 나오는 것으로 간단히 치부할 수 없다. 포화 지방은 햄버거를 구성하는 성분의 한 가지일 뿐이다.


햄버거에는 콜레스테롤, 단백질, 극악한 수준으로 적은 양의 비타민과 무기질, 여러 종류의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각각의 영양 성분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따로 고려한다해도 충분치 않다. 각각의 성분이 체내에서 합성되고 뒤섞이면서 또 다른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설령 햄버거 패티의 포화 지방을 크게 낮춘 제로 햄버거가 판매된다고 해도, 실제로 건강에 끼치는 해로운 영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이어트 햄버거, 제로 햄버거, 웰빙 햄버거... 이런 말들은 눈속임일 뿐이다. 포화 지방을 낮춰도 다른 성분은 그대로이다. 햄버거 전체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포화 지방 몇 그램, 콜레스테롤 몇 그램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다.


많은 사람들이 식품을 고를 때 개별 영양소에 중점을 둔다. 이것을 영양소 환원주의라고 한다. 공공영양정보위원회의 공표에 따라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를 각각의 장을 두고 구별한다. 위원회의 보고서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개별 영양소의 구체적 효과만 따지고 드는 실수를 저지른다. 위원회가 전체 식품과 관련된 공고사항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음식의 성분은 개별적으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전체의 큰 부분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영양소를 어떤 비율로 섭취할지 계산하는 것, 비타민C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하는 것, 단백질이 몇 그램이나 필요한지 계산하는 것 모두 건강을 위한 게 아니라 대중매체를 이용한 유행 식이요법이다. 이런 방법은 건강 정보를 혼란스럽고 정의하기 어렵게 만든다. 본인만의 독자적 식이요법을 개발하여 유행시키고 있는 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흔히 "2주 만에 체중을 감량시킬 수 있다"는 식으로 독자들을 현혹시킨다. 그러나 그런 저자들 가운데 전문 학술지에 논문을 내거나, 정식적인 영양학 교육을 받았거나, 전문적 학회에 소속되거나, 학술지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책들은 과학과 건강의 영역이 아니라 마케팅의 영역이다.





영양소 환원주의 2 : 단백질 신화에서 벗어나라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영양소 환원주의의 시각으로 식품을 대하고 선택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단백질을 챙겨 먹어야 한다며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가득한 고기는 먹고, 탄수화물을 멀리해야 한다며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치부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성 단백질이 암과 다른 풍요병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 평가한다.


확실히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효소나 호르몬, 세포 조직이 모두 단백질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미노산은 약 15~20여 가지의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는 식품으로 섭취할 수밖에 없는 8개의 필수 아미노산이 필요하다.


만약 이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라도 흡수하지 못하면 단백질의 합성과정은 느려지거나 멈춘다. 따라서 단백질 합성이 빠르게 될 수 있는, 섭취했을 때 가장 빠르게 성장을 촉진하는 척도를 단백질의 '질'로 규정한다. 가장 뛰어난 효율성을 가진 단백질을 먹기 위해 우리는 '고품질'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우유, 계란, 고기를 먹어온 것이다.


위 문장에서의 효율성과 고품질이 최상의 건강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그렇다면 대단히 큰 오해를 하고 있다. 실제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속도는 최상의 건강과 큰 관련이 없다. 단백질 합성 속도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식물성 단백질이 가장 건강한 형태의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수두룩하다. 질 낮은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몇 개가 부족하지만 하나의 식품군으로서 모든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


우리는 100년 이상 질이 높으면 건강에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세뇌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람들이 단백질의 '질'에 대한 개념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채식하는 사람들이 단백질을 먹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하루 세끼 현미밥만 챙겨 먹어도 성인 하루 권장량의 단백질을 모두 채울 수 있다. 곡물이나 식물에도 단백질은 들어 있다. 사람들은 마치 식물에는 단백질이 들어 있지 않은 것처럼 여기지만 인체는 다양한 신물성 단백질에서 엄청나게 복잡한 대사 체계를 통해 신체 조직에 필요한 모든 아미노산을 얻을 수 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을 다양하게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충하기 위해 매 식사 때마다 특정 종류의 식물성 음식을 세심하게 조합하여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식품 산업계는 식물성 단백질은 질이 낮으며 부족한 아미노산을 세밀하게 계산해야 하는 것처럼 과장하여 동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완전한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가장 기피 대상이 되어 배척당하는 영양소는 지방이다. 현대에는 저지방 식품이 건강식품과 동의어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온갖 종류의 저지방 우유, 저지방 가공유, 저지방 소스, 저지방 쿠키 등과 같은 식품을 즐기고 있다. 지방 섭취는 크게 줄이면서 25년 전과 거의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날씬해지고 건강해졌을까? 단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 식사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동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과 식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을 바꾸는 것이다. 식품 업계는 자꾸 본질을 흐려 대안을 내놓은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확실히 사람들이 섭취하는 지방은 줄었다. 다시 말해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의 섭취는 감소했다. 반면 닭고기, 터키, 생선 섭취는 증가했다. 우유는 덜 먹지만 그만큼 저지방 유제품이나 탈지유는 많이 섭취하고 있다. 저지방 식단을 진정 건강한 식단의 승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이런 식사에 들어 있는 다른 영양소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어떨까?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은? 저지방 식품에는 건강하지 못한 동물성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이 두 배이상 많이 들어 있다. 지방 섭취를 줄였다고 해서 동물성 식품이 미치는 악영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영양소 환원주의 3 : 암 유발을 원하신다면?! 매일 먹고 있는 <이것>의 섭취 비율을 늘리세요!

콜린 캠벨은 <이것>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시작은 당시 인도에서 나온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 논문 한편이었다. 실험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이것>의 섭취와 간암 사이의 연관성을 실험한 연구다. 두 집단 모두 같은 양의 아플라톡신을 투여하였으며 한 집단에게는 20퍼센트의 <이것>을 주었고 두 번째 집단에는 5퍼센트만 주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20퍼센트의  <이것>을 섭취한 쥐는 한 마리도 빠짐없이 모두 간암이 발생했지만 <이것>을 5퍼센트만 섭취한 쥐는 단 한 마리도 간암이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사소한 차이가 아니었다. 100% vs 0%의 차이였다. 이는 콜린 캠벨이 마닐라에 정착하며 1960-1970년대 필리핀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결과와도 일치했다. 간암에 가장 취약한 사람은 <이것>을 많이 섭취한 사람이었다.


<것>은 바로 '단백질'이다. 그것도 일상적 섭취 수준의 단백질! 콜린 캠벨은 단백질이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19년 동안 국립보건원의 계속된 자금 지원과 미국암학회, 미국암연구협회, 미국암연구재단을 비롯한 연구기관들의 지원을 받아 실험동물 연구계 최고 학술지에 100개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저단백 식이, 즉 5% 이하의 낮은 단백질 섭취가 종양 발현을 극적으로 감소시킨다. 암의 종양으로 자랄 세포 무리를 병소라 부르는 데, 이 병소는 종양 발달의 예측 지표가 된다. 콜린 캠벨이 연구로 밝혀낸 것은, 곰팡이가 생산하는 독소인 아플라톡신의 섭취보다 병소 성장에 더 많은 관여를 하는 것은 단백질 섭취였다는 것이다. 병소 성장은 단백질을 얼마나 많이 섭취했느냐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었다.


고농도 아플라톡신에 노출되어 암 발현이 가장 많은 상태에서 시작한 동물들도 5퍼센트의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는 상당히 적은 병소를 발생시켰다. 반대로, 저농도 아플라톡신으로 발현된 동물들은 20퍼센트의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상당히 많은 병소를 발생시켰다.


즉, 초기에 노출된 발암물질 양에 의해 결정된 병소 발생은 암 촉진기 동안 섭취한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 촉진기의 단백질이 초기 노출 수준과 상관없이 암에 있어  발암물질보다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콜린 캠벨은 동물성 단백질과 똑같이 식물성 단백질도 같은 암 촉진 효과를 일으키는지 실험하였다. 두 차례에 걸쳐 밀 단백질인 글루텐과 콩 단백질을 각각 20퍼센트씩 투여했지만 이번에는 초기 병소를 형성하지 않았다. 식물성 단백질은 많은 양을 투여해도 암의 성장을 촉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가장 의미 있는 발견은 동물이 그들의 성장 속도에 따라 필요한 양의 단밸질 양을 충족하거나 초과할 때만 병소가 자란다는 사실이다. 단백질 필요량을 초과하면 질병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비록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만 성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이 쥐와 놀랍도록 유사한 인간에게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3초 안에 대답하시오: 비타민C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비타민C로 잘 알려져 있는 식품은 오렌지나 오렌지 주스다. 그러나 고추, 딸기, 브로콜리, 완두콩 한 컵에 오렌지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오렌지가 비타민 C의 원천이라는 말은 자라면서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훌륭한 마케팅의 결과일 뿐이다. 물론 오렌지는 비타민C를 얻기 위한 좋은 원천이다. 그러나 실제 비타민C의 함유량만 봤을 때는 오렌지의 4배에 해당하는 양이 파파야 한 개에 들어가 있다. 이 질문을 보고 우린 파파야를 먼저 떠올렸어야 했다.


비타민C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산화제로서의 비타민의 능력은 별도의 얘기이다. 오렌지에 있는 항산화 성분 중 비타민C에서 나오는 양은 1~2 %를 넘지 않는다. 영양제 기업이 제시하고 있는 비타민C의 항산화제 활동에 대한 실험 측정 결과는 우리 인체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작용과는 다르다.


콜린 캠벨은 20년 전, 오렌지=비타민C의 공식을 퍼뜨리는 데 작은 일조를 했다고 고백했다. 1970-1980년대 오렌지 광고에 오렌지의 영양에 대해 콜린 캠벨이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갔다. 광고에 대한 보수를 받은 것도 아니지만, 오렌지에 비타민C가 함유된 것을 알리는 역할을 한 사람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오렌지에 비타민C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콜린 캠벨은 자신의 인터뷰가 이렇게 활용될지는 몰랐다고 한다. 만약 콜린 캠벨이 모든 정황을 안 지금, 다시 그 인터뷰를 찍는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사실 오렌지는 비타민C와 상관없이 매우 건강한 식품이다. 오렌지는 비타민C 때문이 아니라 오렌지가 건강에 좋은 여러 화학물질의 복잡한 관계를 가진 식물성 식품이기 때문에 먹어야 하는 것이다. "


식품 산업의 지배 아래 살고 있는 우리는 특정 음식의 특정 영양 성분만을 따지는 환원주의의 사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전체를 이루고 있는 것 중에서 세부적인 것만 떼어내어 영양과 건강에 대해 주장하는 것은 작업 멘트만 교육받으면 지속적인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환원주의적 사고는 건강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무수한 보충제를 비롯한 식품 광고들이 실제 식품이 몸에 주는 영향보다 훨씬 기적적인 영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모든 비타민제, 영양제가 마찬가지이다.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이것은 기술적인 조작과 마케팅이라 부르지, 과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기업들의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어떤 기업에서 그 어떤 기적의 식품을 팔고 있든 가장 건강한 것은 천연 과일이나 채소를 파는 농산물 코너에서 살 수 있다.


참고

<The China Study> -  Thomas Campbell , T. Colin Camp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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