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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jin Park Jul 16. 2019

올여름에는, 알뜰살뜰한 다독다독

가난해도 시시하지 않게 '일상-살기'의 책들

지금은 무적의 잡초의 계절입니다

올해도 벌써 반이나 갔네요. 곧 닥쳐올 더위를 생각하면, 무척이나 더위를 타는 저로써는 벌써부터 몸이 축축 처지는 기분입니다만, 또 지금만큼 식물이 힘차게 자라는 때도 없어서, 마당을 갖고 화분을 들이기 시작한 이후의 저는 또 그럭저럭 이 계절을 좋아하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화분에 심긴 '품종' 식물들을 돌보는 것도 즐겁습니다만, 저는 이상하게도 마당의 시멘트나 길가의 보도블록을 기어코 '뚫고' 솟아나는 잡초들을 발견하는 데 재미를 느낍니다. 무엇도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그 무정하고 견고한 터에서 삐죽 돋아나 누가 보든말든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웅장해지는 잡초들이란, 아, 생명이란 놀라운 것이구나, 힘내라 힘, 같은 마음이 들게 하는 존재죠.   


일상을 사는 단순하고도 어려운 마음에 대하여 

잡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 이 있다면 가난하더라도 시시하지는 않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어느날에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작게, 정성껏 사는 사람들이 점점 좋아집니다. 자신을 잘 알고, 이리저리 궁리해보며, 적절한 삶의 규모를 알뜰살뜰 꾸려갈 줄 아는 능력을 존경합니다. 허영보다는 일상에 집중하며, 순간순간을 빛나게 지탱해나가는 삶을, 결국 살고 싶습니다. 


그런 방법들을 나눠보고 싶어, 책장에서 그런 책들을 골라봅니다.    


7월에는 '내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질 때' 읽는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마음이 가난할 때: 「진짜 공간」

“부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 아파트보다 오래된 동네의 꿈틀거림과 의외성을 좋아하는 B급 건축가의 책을 권해드립니다. 낡은 집에 살아도 자투리 땅에 화단을 가꿀 줄 아는 삶은 누추하지 않다고, 우리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둥지가 필요할 때: 「제가 살고 싶은 집은...」

“한 남자가 집을 지으려 합니다. 남자는 좋아하는 건축가에게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낱낱이 털어놓고, 건축가는 그의 습관과 바람과 일상을 이모저모 녹여낸 공간을 제안하지요. 건축주와 건축가의 정성어린 대화는 어른이 된다는 게 자신에게 맞는 집을 짓고 사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허기가 찾아올 때: 「사람의 부엌」 & 「입말한식」

“식욕은 종종 생의 허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충분히 먹었는데도 여전히 속이 빈 것 같다면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새로운 메뉴가 아니라 순간순간 소소하고 소중한 일상인지도 모릅니다. 저에게는 일상을 배운 곳이 부엌이었습니다. 제가 선망하는 부엌이 내어주는 풍성함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미소를 잃었을 때:「조엘 마이어로위츠」 & 「오늘의 인생」

“그냥 흘려보낼 뻔 했던 하루하루의 단편들을 정확히 포착해 충분히 음미하고 또 타인에게 전파하는 능력이야말로 인생을 잘 사는 하나의 비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명민하고도 바지런한 포착자들에게서 한 수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동네 카페 '다-용도실'@da_yongdosil 내 공유 서가 '멈포드의 서재'@mumford_salon 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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