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걷기 공복 걷기 꼭 4km

해가 쨍 하니 그림자도 쨍하다.

by 홍선


뜨거워 보이는 햇빛이 내리쬐듯 하는 아침, 챙모자에 안경을 쓰고 집게를 티셔츠에 꽂고 흰 줄이어폰으로 준비를 하고 걷다.


이슬 머금은 거미줄과 풀잎들이 햇빛에 반짝인다.


비 온 후 미끄러운 길을 할아버지가 걷고 더 마른 길을 걷게 한 잉글리시쉽독 같은 개는 이발을 해 온몸의 우아한 털이 사라지고 그 새끼인지 시멘트 보도를 발로 박박 박박 긁으며 나를 위시하다.


물양은 여전히 적지 않아 돌다리 하나는 여전히 물이 넘친다.


2km 안 되는 지점, 열기 있는 아침으로 에너지가 가라앉아 유연한 정체들의 뽀로로비타민을 세 개 휘리릭 까 먹다.


해가 쨍 하니 그림자도 쨍하다.


오늘은 50대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흰 줄 이어폰으로 흔들리는 줄의 한 곳을 집게로 티셔츠에 집어놓고 왼쪽 오른쪽으로 바꿔가며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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