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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문장위빙

소설보다 여름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by 홍선


트럭이 천천히 멈춰 섰다. "앗." 노아가 외쳤다. 신호등이 매달린 기둥 뒤편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탓이었다. 너른 밭 한가운데에서 적갈색 무리가 웅성이고 있었다. 노아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독수리예요." "점심시간인가 보네요." 녹원이 조수석 창문을 흘끗거렸다. "처음 보시나요?" "저, 야생 독수리 자체를 처음 봐요."



_125쪽 우리들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책 소설보다 여름


독수리 자체를 처음 봐요에서 걸을 만한 데와 읽을 만한 데를 기록한 읽을 만한 데에서 들은 대화에서 계속 이어질 것 같은 남자의 감동 어린 대사의 발화가 떠오른다. "나, 저렇게 연꽃이 큰 줄 몰랐어요. 연꽃 자체를 처음 봐요." "아, 그래요?" "네, 그리고 여기 분위기가 함께 연꽃을 처음 본 느낌이 와, 그리고 여기 동네 자체가 와." 하는 대화중 남자의 발화 비율이 높던 소리로만 들려오는 장면이다. 그리고 잠깐 생각했다. '그건 대련인데, 큰 연꽃 중의 연꽃이라 큰 건데.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도 연꽃이라는 자체를 본 게 몇 년 안 된다. 몇 년 전 대련을 봤고, 그 때 전 즘 지인의 꽃차 고랑을 보러 가 모네의 그림같은 처음 수련 연못을 보고 그러고서는 여름 7월 언제가 연꽃이 핀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고 이곳의 대련을 보면서 또다시 연꽃의 계절을 여는구나를 느낀 지 몇 년 안 된 거지.'


너무 더운 요즘은 아침이나 새벽에 걷기 운동을 하면 걸을 만한 데와 읽을 만한 데를 가도 외부를 걷기보다는 내부에서 조금 걷고 서 있는 걸 택한다. 그래서, 특히 더 비가 오나 더우나 5시에서 6시, 아니면 7시에라도 걷는다.


직사광선에서 발하는 연꽃 연잎 향기가 은근하게 대단하다.


책이 대단한 곳이라 언제 읽고 싶던 책을 다 볼 수 있는 느낌이라 미리보기 식으로 페이지를 랜덤해 몇 권씩을 보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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