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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모르는 골목

작은 우체국 뒷편 건너보이는 작은 텃밭

by 홍선


아는 모르는 다른 길을 충동적으로 그러나 의식적으로 신호등이 점멸돼, 신호등이 켜진 다른 방향의 할머니 두 분을 따라 조금 걷다가 알지만 모르는 골목 골목길을 걸어보다.


능소화, 호박 넝쿨, 방울 토마토 화분, 상추가 자라고 자라 화초가 된 화분과 작은 우체국 뒷편 건너보이는 작은 텃밭과 공방을 해요 하는 쇼룸의 형태처럼으로만 비치는 떡케익 공방을 지난다.


브런치 아이디명과 비슷한 카페가 몇 년을 지나고 임대글이 나붙은 걸 보며 뒤로 시선을 보내니 차 타고 가거나 그냥 지나가면 못 볼 큰 주차장도 보인다.


주택가에 웅덩이의 물을 배곯아뵈는 고양이가 아니, 거의 골격은 괭이 느낌의 고양이가 사위를 살피는 자세로 마시다 경계해 '물 먹어.'하고 빙 돌아 멀찍이 부채꼴을 그리며 왼쪽으로 틀어 걸어가다.


작은 떡집에서 계량메주를 팔고 더이상은 떡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글이 붙었다.


되돌아가는 길, 누군가는 황톳길 마지막 황토물 발마시지 구역에서 마사지를 하고 누구는 손수레에 더이상 올릴 수 없게 꼼꼼하게 종이를 쌓아 어디론가 끌고 가다.


수변관찰로를 걸을 때, 넓은 천변을 걸을 때와 골목을, 다른 동네 골목을 걸을 때 보이는 사람과 장면이 다르다.


아침, 흰 줄 이어폰을 한 쪽은 오른쪽 귀에 꽂고 왼쪽 이어폰은 티셔츠 목에 걸고 요즘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제 들은 아이스크림 이야기가 떠오르며 궁금한 향에 대한 책을 잘 읽어보기로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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